165km 강속구 실종→하위 10% 배팅볼 직구…진짜 괴수들 버티는 ML, 사사키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OSEN=조형래 기자] 진짜 괴물들 사이에서 ‘괴물’이라는 별명을 붙이기에는 부끄러운 성적을 내고 있다. 단순히 불운한 것일까, 지표들이 말해주고 있다.사사키는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즈백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5피안타(2피홈런) 1사구 2볼넷 5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사사키는 패전의 위기에 몰렸지만 다저스는 9회 오타니의 역전 3점포 등 대거 6득점에 성공, 14-11로 역전승을 거뒀다.
사사키는 지난 4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경기에서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1사구 4탈삼진 3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따낸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사사키는 데뷔 후 처음으로 5일 휴식 후 등판에 나섰다. 일본프로야구 시절에는 일주일에 한 번 등판했다. 대부분의 일본 투수들이 6일 휴식 로테이션을 해야 했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메이저리그의 룰을 따라야 했다. 하지만 여전히 야마모토 요시노부도 아직 5일 휴식 로테이션이 익숙치 않다. 이제 막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일본에서도 세심한 관리를 받아온 사사키에게는 더더욱 힘겨울 수밖에 없었다.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이 사사키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 지점도 메이저리그의 짧은 등판 간격이었다.
결국 이날 사사키는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포심 패스트볼 22개, 스플리터 28개, 슬라이더 11개를 구사했다. 패스트볼은 최고 구속은 시속 97.5마일(156.9km)을 기록했지만 평균 구속은 94.8마일(152.6km)에 불과했다. 시즌 평균 구속이었던 96마일(154.5km)을 밑돌았다. 무엇보다 이날 사사키의 패스트볼에 애리조나 타자들은 단 한 번도 헛스윙을 하지 않았다.
최근 5경기 연속 피홈런을 허용한 것은 물론 이날은 삼진을 한 개도 잡지 못했다. 이날 1회 케텔 마르테에게 내준 솔로포와 에우제니오 수아레즈에게 내준 투런포 모두 밋밋한 포심 패스트볼을 던지다 허용한 것이었다. 각각 94.8마일(152.6km), 94.2마일(151.6km)의 포심 패스트볼이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자랑했던 165km의 강속구는 완전히 실종됐다. 무엇보다 실제로 우려했던 지점들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사사키의 강속구는 모두가 인정했다. 그러나 구속에 가려 잘 드러나지 않은 패스트볼의 질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현재 사사키의 포심 패스트볼은 배팅볼에 가깝다. 한국에서는 흔히 ‘작대기 직구’라고 말한다.
‘스탯캐스트’에 의하면 올해 사사키 포심 패스트볼의 분당 회전수(RPM)은 2080회에 불과하다. 하위 10%로 메이저리그에서도 최하위권이다.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상위 21%에 해당하는데, 구속에 걸맞는 구위라고 볼 수 없다. 또한 포심 패스트볼의 수직 무브먼트도 14.3인치(약 36.3cm)에 불과하다. 올해 패스트볼 250개 이상 던진 투수들 56명 가운데 44위다. 백분위수로 따지면 하위 12% 정도에 불과하다.
포심 패스트볼의 위력이 떨어지니 자연스럽게 이날 애리조나와의 경기에서 처럼 포심 패스트볼에 헛스윙 하는 비율도 적을 수밖에 없다. 패스트볼 헛스윙 비율도 10.1%로 리그 최하위권이다.
그만큼 사사키의 포심 패스트볼은 메이저리그에서 매력적이지 않은 공으로 전락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괴물’이라고 불렸던 사사키는 진짜 괴수들이 버티는 메이저리그에서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일단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사사키가 이번 등판은 잊고 다시금 반등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로버츠 감독은 애리조나전이 끝나고 인터뷰에서 “경기 시작부터 힘들어 했다. 삼진이 하나도 없었다는 건 사사키가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했다는 뜻이다”며 “타자들이 스윙을 정말 잘했고 사사키는 유리한 카운트에서도 쉽게 마무리 짓지 못했다. 유리한 카운트에서 끝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은 패스트볼, 스플리터 모두 제구가 안 됐고 날카로움도 떨어졌다. 오늘 무리하지 않기를 바랐다. 다음 등판에서는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기의 투수라는 수식어를 받고 화려하게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오타니 쇼헤이급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의 사사키는 그저 일본에서 온 특별한 투수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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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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