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 이준환, 日자존심 메쳤다…올림픽 2연패 나가세 꺾고 우승

이준환은 10일(한국시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대회 남자 81㎏급 결승에서 골든스코어(연장전·5분1초) 끝에 나가세를 왼쪽 말아업어치기 한판승으로 쓰러뜨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나가세는 지난 10년간 이 체급 최강자로 군림한 수퍼스타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고 2020 도쿄올림픽과 2024 파리올림픽에선 2연패를 달성했다. 일본 언론은 일본 유도의 에이스인 그를 '올림픽 왕자'라고 부른다.
이로써 이준환은 지난달 태국 아시아선수권에 이어 2연속 국제 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상승세를 탔다. 이준환은 11일 전화인터뷰에서 "세계에서 유도를 가장 잘하는 선수를 꺾고 우승해서 기쁘다. 한국 유도의 자존심을 세운 것 같아 뿌듯하다. 지난해는 어깨, 팔, 손가락 등 부상이 많았는데, 올해는 아픈 곳 없이 실력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준환이 일본에 강한 이유는 기술은 물론 작은 습관과 버릇까지 달달 외운 덕분이다. 고교 시절 일찌감치 당시 최강자였던 나가세의 기술을 파고들었다. 이준환은 "나가세의 경기 영상을 하루에 2~3시간씩 보며 연구했다. 변칙 기술인 왼쪽 양팔 업어치기나 오른쪽 발뒤축걸기 모두 나가세를 겨냥해 연마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나가세를 눕힌 말아업어치기도 이준환이 '나가세 맞춤식'으로 준비한 변칙 기술이다.
'한판승의 사나이' 최민호의 전매 특허이기도 한 말아업어치기는 지난해 파리올림픽에선 금지기술이었는데, 올해부터 다시 허용됐다. 이준환은 황희태 남자 대표팀 감독과 선수촌에서 하루에도 수백번 업어치기 훈련을 했다. 달라진 대표팀의 훈련 시스템도 이준환의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2002년생 이준환은 "예전엔 아파도 참고 운동했는데, 지금은 적절한 휴식과 치료로 컨디션을 회복하도록 대표팀과 유도회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분위기다. MZ세대 선수들이 빡빡한 선수촌 생활에 적응하는 게 한결 쉬워졌다"고 말했다.
피주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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