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SK, 적지서 기사회생...승부는 5차전으로

프로농구 서울 SK가 '토종 에이스' 김선형(37)의 활약을 앞세워 기사회생했다.

SK는 11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25시즌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 4차전 원정경기에서 73-48로 크게 이겼다. 1~3차전을 모두 LG(3승1패)에 내주며 벼랑 끝까지 몰렸던 정규리그 1위 SK(1승3패)는 이날 적지에서 반격에 성공하며 시리즈를 5차전으로 끌고 갔다. LG는 심각한 빈공 속에 역대 챔프전 최소 득점(종전 54득점)이라는 불명예까지 안았다. 다만 LG는 여전히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앞으로 1승만 더 추가하면 창단 첫 우승을 달성한다. 챔프전 역사상 1~3차전 3연승한 팀이 '리버스 스윕'(3연승 뒤 4연패)을 허용한 사례는 없었다. 두 팀은 13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으로 장소를 옮겨 5차전을 치른다.

홈에서 치른 1, 2차전과 원정 3차전에서 모두 진 SK는 이날 배수의 진을 쳤다. 경기 시작부터 악착같은 수비로 LG 공격을 꽁꽁 묶었다. 그 결과 LG는 슈팅 난조를 보이며 1쿼터 7분이 지나도록 5점을 넣는 데 그쳤지만, SK는 김선형, 오세근(37) 등 베테랑 선수들을 앞세워 꾸준히 득점하며 1쿼터를 26-10으로 크게 앞선 채 마쳤다. SK는 2쿼터를 42-23, 19점 차까지 격차를 더 벌렸다. 이후 SK는 별다른 위기 없이 리드를 지키며 승리를 확정했다.

SK는 베테랑 가드 김선형이 15점 4리바운드를 올리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안영준과 외국인 선수 MVP 자밀 워니(31)는 각각 13점 8리바운드와 더블더블(14점 11리바운드)을 기록하며 김선형을 도왔다. 1~3차전을 통틀어 SK의 3점 성공률은 23.7％에 그쳤다. 평균 성공 수도 7.3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날 SK는 3점 32개를 쏴서 8개를 성공해 30％대 성공률을 기록했다.

반면 LG에서는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선수가 10점(13리바운드)을 올린 에이스 아셈 마레이(33)뿐이었다. LG의 팀 야투 성공률은 24%에 불과했다. 조상현(49) LG 감독은 "초반에 SK에 주도권을 내준 탓에 완패를 당했다. 하지만 한 경기 진 것 뿐이다. 패인을 분석하고 잘 추스려서 5차전에서 우승을 확정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전희철(52) SK 감독은 "챔프전 1승이 참 힘들다. 이번 승리로 막힌 혈이 뚫렸다. 원래 우리 팀의 색깔을 보여줬다"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되찾아서 5차전에서 좋은 경기 할 것 같다. 역전 우승 확률이 0%이지만, SK는 새로운 기록을 잘 쓰는 팀"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피주영([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