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이제 원팀" 외쳤지만…의총 30명 불참 '불완전한 동거'

11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는 김 후보가 참석했다. 김 후보가 도착하자 의원들은 전원 기립해 맞이했고, 김 후보는 “오늘부터 우리는 원팀”이라고 단결을 촉구했다.
하지만 의총은 비공개 의총 없이 바로 종료됐고, 김 후보에 반대했던 의원들에게선 서늘한 기류도 감지됐다. 특히 한 전 총리 추대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박수영·성일종·추경호 의원 등 30여명은 의총에 아예 불참했다. 국민의힘 중진의원은 “대선 후보가 김 후보로 확정됐지만, 김 후보의 ‘단일화 거짓말’에 반감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친윤계 핵심 이철규 의원이 “김 후보 당선에 뜻을 모을 때”라고 하고, 사무총장으로서 김 후보측과 충돌했던 이양수 의원도 “김 후보 중심의 단일대오로 나가야 한다”라고 밝혔지만 수면 아래 기류는 달랐다. 한 대구 지역 의원은 “김 후보가 단일화 약속을 내팽개쳤는데, 자기 선거처럼 도울 의원이 어디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PK(부산·울산·경남) 지역 의원도 “한 후보와 단일화가 물 건너가면서 중도 확장은 물론 내부 쇄신도 요원해졌다”며 “김 후보에게 등을 돌린 의원 사이에선 ‘이미 끝난 선거’라는 냉소도 돈다”고 전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김 후보에게 ▶계엄과 탄핵 반대에 대한 대국민 사과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의 절연 ▶대선 경선에서 즉각 단일화를 내걸고 당선된 것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한 친한계 의원은 “만약 김 후보가 윤 전 대통령 명예회복 등을 전면에 내걸거나, 탄핵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등 강성 행보를 이어가면 친한계는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김 후보와 한 전 대표의 대립 구도를 두고 “대선 이후 당권을 겨냥한 몸풀기”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 인사는 “쌍권(권영세·권성동) 등 기존 당 지도부는 2선으로 후퇴하고, 남은 기간 김 후보 측근이 키를 쥐고 대선을 치르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김 후보 캠프에는 김재원 후보 비서실장, 정책본부장인 이혜훈 전 의원 등이 포진해 있고, 김행 전 비대위원, 차명진 전 의원도 측근으로 분류된다.
다만 권성동 원내대표는 유임됐다. 이날 오후 김 후보와 권 원내대표의 비공개 회동 뒤 서지영 원내대변인은 “김 후보는 ‘대선 국면에서 원내대표를 새로 선출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했다”며 “권 원내대표가 선거 기간 모든 의원이 (유세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김 후보가 당부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중진의원은 “10일 사퇴 의사를 밝힌 권 위원장에 이어 권 원내대표까지 물러나게 하면 한 전 총리를 지지했던 의원들의 반발과 내홍을 수습하기가 힘들다고 김 후보가 판단한 것 같다”고 했다.
김 후보와 권 원내대표는 새 비대위원장 인선 필요성도 공감했다고 한다. 비대위 관계자는 “비대위 내부에서 위원 전원 사퇴도 거론됐지만, 김 후보 등록 이후 실무적 의결 절차가 남아 일시적으로 잔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손국희.강대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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