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 누리던 편의점 휘청…매출·점포 수 첫 감소, 이유는
전성시대를 누리던 편의점 업계가 심상찮다. 지난해 처음으로 점포 수가 줄어들더니 지난 1분기에는 역대 처음으로 매출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각 업체의 수익도 대폭 줄었다. 백화점·대형마트 등 대형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공세에 밀릴 때도 편의점은 덩치를 키워왔지만, 이제는 성장이 한계에 이른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선 그간 빠르게 점포 수를 늘리며 덩치를 키워 온 편의점 시장이 포화에 이르렀다고 본다. 국내 편의점 숫자는 한국보다 인구가 두배 많고 ‘편의점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과 비슷한 수준이다. 일본프랜차이즈협회에 따르면 일본 편의점(지난해 말 기준)은 5만 5736곳으로, 한국(5만 5194곳)과 큰 차이가 없다. 한국은 937명당 1곳, 일본은 2153명당 1곳꼴이다. 업계에선 "골목마다 편의점 없는 곳이 없다. 이제 출점이 어려울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이커머스의 사업 확장도 편의점 성장을 멈춘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커머스가 식품군까지 영역을 확대하면서 편의점 전체 매출의 55%를 차지하는 식품 실적이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2월 편의점 식품군 매출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10.7%였지만, 지난 2월엔 5.4% 감소했다. 반면 온라인 식품군 매출 상승률은 지난해 2월 36.2%를 기록한 후 지난 1년간 평균 21%를 유지하고 있다.
익명을 원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자기 전에 주문하면 눈 뜨기 전에 배송해주니 편의점에서 주로 사던 간단한 먹거리나 음료수 등도 온라인으로 사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이커머스가 판매 식품 종류를 다양화하고 빠른 배송 경쟁을 펼치면서, 편의점 업계도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이나 샌드위치 같은 간편 식품으로 아침 식사를 대신하던 소비자들이 다음날 아침이 먹을 먹거리를 이커머스 새벽 배송으로 주문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이야기다.

최현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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