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만에 12연승…한화, 빙그레를 소환하다
![프로야구 선두 한화가 11일 키움을 잡고 연승 행진을 12경기까지 이어갔다. 1992년 이후 33년 만의 12연승 달성 직후 마운드에 모여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한화 선수들. [뉴시스]](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5/12/2c4b792d-1050-4c85-9fa1-65acf26874f9.jpg)
한화는 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8-0으로 이겼다. 지난달 26일 대전 KT 위즈전부터 시작한 연승 기록을 ‘12’로 늘렸다. 최근 22경기에서 20승2패의 파죽지세다. 한화의 종전 12연승은 전신인 빙그레 시절이던 1992년 5월 12일 삼성 라이온즈전~23일 청주 쌍방울 레이더스전 더블헤더 2차전이었다. 날 수로 꼭 1만2041일 만이다. 한화는 당시 창단 후 최다인 14연승을 내달렸다. 이 기록을 경신하기까지 3승 남았다. 한화의 다음 상대는 두산 베어스. 12일부터 대전에서 홈 3연전을 치른다.
두 자릿수 연승의 효과는 흥행으로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이날 고척돔 1만6000석 관중석은 만원을 기록했다. 한화 경기는 최근 14경기 연속 매진이다. KBO리그 팀 연속경기 매진 타이기록이다. 한화는 지난달 24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25~27일 대전 KT전, 29~30일 대전 LG 트윈스전, 이달 2·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5~7일 대전 삼성전, 9~11일 고척 키움전에서 만원 관중을 기록했다.
앞서 KIA가 통합 우승을 차지한 지난해 9월 7일 광주 키움전부터 30일 광주 NC 다이노스전까지 14경기 연속 매진 신기록을 세웠다. 채 1년이 지나지 않아 한화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고척돔이 홈인 키움은 창단 후 처음으로 7경기 연속 매진을 기록하는 등 ‘한화전 특수’를 누렸다.
한화의 이번 주말 원정 3연전은 ‘축제’였다. 첫날인 9일에는 1999년 9월 이후 26년 만에 10연승을 기록했다. 10일엔 11연승 가도를 달리면서 추억의 옛 이름 ‘빙그레’를 다시 불러냈다. 때마침 고척돔에서 경기해 비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더블헤더를 피하는 행운도 따랐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12연승에 도전하던 이 날 경기 전 “고참 선수들이 분위기를 잘 이끌고, 다른 선수들도 모두 잘해줘서 우리 팀에 승운이 많이 따른다”며 “앞으로 우리에게도 어려움이 찾아오는 시기가 있으리라 본다. 일단 눈앞의 경기를 잘 마무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몸을 낮췄다.
올 시즌 한화의 최대 무기인 선발진은 릴레이 호투로 연승에 앞장섰다. 전날(10일) 승리투수인 코디 폰세(6이닝 1실점)로부터 선발투수 바통을 이어받은 라이언 와이스는 이날 최고 시속 156㎞의 강속구를 앞세워 8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1회 1사 후 최주환에게 내준 우전 안타가 이날의 유일한 피안타. 8이닝 중 5이닝을 삼자 범퇴시켰고, 4회와 8회 볼넷을 하나씩 내준 게 위기의 전부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와이스가 완벽한 투구로 상대 타선을 막아준 덕에 경기를 우리 분위기로 끌어왔다”며 “좋은 투구로 팀 승리를 지켜준 와이스를 칭찬해주고 싶다”고 흐뭇해했다. 와이스는 “투구 수가 93개라 (9회까지) 1이닝 더 던지고 싶었는데, 감독님이 ‘이번엔 이 정도로 마치는 게 적당하다’고 말해줘서 받아들였다”며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포수 이재원에게 정말 고맙다. 포수 사인에 고개를 저은 게 거의 없을 정도로 나를 잘 이끌어줬다”고 인사했다.
한화 타선도 점수를 차곡차곡 쌓았다. 3회 상대 포수 실책으로 선취점을 뽑은 뒤, 5회 2사 2·3루에서 상대 투수의 폭투와 노시환의 적시타로 2점을 보탰다. 6회엔 이진영의 중월 솔로홈런(시즌 4호)과 이도윤의 적시타가 터져 5-0까지 달아났고, 9회 3점을 더 보탰다.
한편, LG는 대구 삼성전에서 7-4로 재역전승해 1위 한화와의 격차를 1경기로 유지했다. 전날(10일) 더블헤더 2승을 포함해 3연승이다. 삼성은 8연패에 빠졌다.
배영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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