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 때리니 권성동 살았다?…국힘서 이런 말 나오는 이유

지난 11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중앙선관위에 후보 등록을 마친 뒤 했던 가장 이례적인 당내 인사는 권성동 원내대표의 유임이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사의를 표명한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한덕수 전 국무총리로의 후보 교체를 주도했었고, 지난 8일엔 “알량한 대선 후보 자리를 지키려는 참 한심한 모습”이라며 김 후보를 직격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후보는 같은 단일화파였던 이양수 전 사무총장은 경질하면서도, “선거 중 원내대표 선출은 부적절하다”며 권 원내대표의 자리를 지켜줬다. 당내에선 김 후보가 이런 결정을 한 이유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지목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총리로의 후보 교체를 시도했던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페이스북에 10여건의 게시물을 올리며 이른바 쌍권(권영세·권성동)을 “친윤 쿠데타 세력”이라고 몰아붙였다. 한 전 총리로의 후보 교체 찬반 투표가 시작됐던 지난 10일 오전 “북한에도 이렇게는 안 한다. 아직도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그 추종자들에 휘둘리는 당인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한 전 총리 후보 변경 찬반조사가 부결된 뒤 11일엔 “당내 쿠데타를 주도한 사람이 자리보전을 하면 미래가 없다”고 권 원내대표의 사퇴도 요구했다. 친한계도 의원 단톡방에 “권 원내대표는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가세했다.

영남 지역의 한 국민의힘 의원은 “한 전 대표가 경선에서 패배한 직후부터 당원 모집 운동을 하는 것이 잘 납득이 안 된다”며 “권 원내대표 사퇴 요구도 결국 차기 당권 다툼의 문제로 바라보는 의원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구 지도부 측에선 한 전 대표가 윤 전 대통령 부부를 거론하는 것에 대해 불쾌감을 표하는 분위기도 전해진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미 지난 탄핵 국면에서 극단 정치와 거리를 둔 쌍권(권영세·권성동)과 윤 전 대통령의 관계는 단절됐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한 전 대표의 비판을 수긍하면서도 “밖이 아닌 안에서 목소리를 내달라”는 요구도 나왔다.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한 전 대표는 우리 당의 큰 자산이다. 일단 선대위원장을 수락하시고 당에 들어와 그런 부분을 피력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태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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