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감독과 높아진 마운드…이제 진짜 ‘최강한화’


전면 드래프트가 부활한 이듬해(2022년)에도 2021시즌 최하위의 ‘특권’을 활용해 서울고 투수 김서현을 전체 1순위로 지명했다. 이후에도 장충고 투수 황준서(전체 1순위), 전주고 투수 정우주(전체 2순위)를 잇달아 데려왔다. 이들 중 4년차 선발 문동주, 3년차 마무리 김서현, 1년차 불펜 정우주가 모두 연승 행진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와 더그아웃에서 선수를 오래 지켜보고, 한 번 주전으로 선택하면 기회를 꾸준히 준다. 반면 시행착오는 즉시 바로잡고,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는 주저하지 않는 결단력이 빛난다. 일례로 김 감독은 시즌 초반 뒷문이 흔들리자 마무리 투수를 빠르게 김서현으로 교체했다. 김서현은 남들보다 출발이 늦었는데도 벌써 12세이브를 올려 이 부문 선두에 올라 있다. 김서현은 “가장 힘든 시기에 감독님과 양상문 투수코치님이 오셔서 많은 기회를 주셨다. 더 열심히 던지고 싶었다”고 했다.

폰세의 통역으로 늘 함께하는 김지환 씨는 “폰세는 외국인 선수지만, 팀의 리더 역할도 한다”며 “특히 더그아웃에서는 활발한데, 늘 상대 타자를 분석하고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굉장히 진지하다. 놀기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는 모범생 같은 느낌”이라고 전했다.
폰세와 와이스를 필두로 한 한화 선발진은 올 시즌 선발 평균자책점(3.08), 승리(22승), 탈삼진(240개), 피안타율(0.222) 등 거의 모든 지표에서 10개 구단 중 1위다. 완벽한 외국인 원투펀치가 앞에서 끌고, 류현진-문동주-엄상백으로 이어지는 국내 선발진이 뒤에서 민다. 특히 그 어떤 외국인 투수보다도 빅리그 경력이 화려한 류현진은 한화 선발진의 정신적 지주다.
김 씨는 “다른 팀 외국인 투수들도 그렇겠지만, 폰세와 와이스에게 류현진 선수는 정말 ‘우상’이다. 뭐든 류현진 선수가 하자는 대로 하고, 루틴도 다 따라 하려고 한다”고 귀띔했다. 양상문 한화 투수코치는 “선발들끼리 선의의 경쟁이 붙으면서 확실히 시너지가 난다”며 “다들 ‘연승을 내 차례에 끊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나선다.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좋은 부담감’을 선발진 전체가 느낀다”고 전했다.

실제로 신인 정우주가 흔들리면 포수 최재훈이 마운드로 가서 “맞으면 내가 책임질 테니, 그냥 한가운데로 던져”라고 기운을 북돋운다. 와이스는 지난 11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8이닝 무실점한 뒤 “포수 이재원의 사인에 고개를 저은 게 거의 없었다”고 고마워했다. 최재훈은 이와 관련해 “전력분석팀이 정말 많이 도와준다. 상황에 따라 늘 상세한 피드백을 줘서 투수와 야수 모두 경기 때 힘을 낸다”고 공을 돌렸다.
시즌 직전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심우준은 수비와 주루에서 일당백의 존재감을 뽐낸다. 양 코치는 “심우준이 (웬만한 타구는) 다 더블플레이로 만들어냈다”며 “위기 상황에서 흐름을 끊어주니, 투수도 호흡이 돌아오고 여유가 생긴다. 수비가 그만큼 중요하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한화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큰 부상이 아니면 무조건 경기에 나간다”는 의지로 뛴다. 이지풍 한화 트레이닝 코치는 “선수가 ‘아프다’고 하면 ‘지금 이 경기가 한국시리즈 7차전이라도 빠지겠냐’고 묻는다. 그러면 다들 ‘뛴다’고 한다”며 “그럴 때 대타든, 지명타자든, 하루 이틀 휴식이든, 그 상태에 맞는 대안을 찾아주는 게 내 역할이다. 감독님이 늘 그런 부분에서 소통을 잘 해주시고 귀를 기울여 주신다”고 말했다.
배영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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