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미중 관세휴전에 득실계산 바빠졌다…車는 빠져 고심
신중모드 속 악영향 줄어 '환영' 기류…"어부지리 난망·우선순위 밀릴 것" 분석도
신중모드 속 악영향 줄어 '환영' 기류…"어부지리 난망·우선순위 밀릴 것" 분석도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서로 경쟁하듯 부과해 온 100% 넘는 관세를 한시적으로 대폭 인하하는 데 합의하자 일본 정부는 일단 이해득실을 계산하며 사태를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이 13일 보도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전날 저녁 미중 관세 전쟁 휴전에 관한 기자 질문에 "상세한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며 최대한 말을 아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아사히신문에 "미국과 중국 간 싸움은 그들이 하면 된다. 이시바 정권의 방침은 바뀌지 않는다"며 추이를 주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미국과 중국이 이번 협상을 통해 90일간 상호관세를 각각 115%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하자 일본 내에서는 양국 간 대립 완화로 세계 경제에 미칠 악영향이 줄었다는 점에서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이 신문은 "일본 기업이 중국을 경유해 미국에 수출하는 예가 많다"고 짚고 "미국과 중국이 근거도 없이 고관세를 부과하면 일본 기업에는 마이너스"라는 외무성 간부 견해를 소개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응해 치킨게임을 벌였던 중국과 달리 일본은 보복 조치를 최대한 자제했던 터라 미중 합의가 미일 관세 협상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 관계자는 요미우리에 "미국은 미중 합의가 다른 나라의 선례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표명했다"며 유용한 참고 사례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을 나타냈다.
아울러 일본 정부 내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전격적으로 관세 조치를 완화한 것이 일본에 그다지 유리하지 않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일본은 내심 미중 대립이 심화하면 '어부지리'를 노릴 수 있다고 관측했으나 이러한 기대감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또 미국이 관세 정책의 최대 표적인 중국과 추가 협상에 속도를 내면 일본이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고 요미우리가 전했다.
일본은 미국이 무역 합의를 한 영국은 물론 중국에 대해서도 자동차 관세를 철폐하지 않았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일본은 대미 수출에서 30%가량을 차지하는 자동차 관세 폐지를 미일 관세 협상의 핵심으로 여기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이번 (미중) 합의가 일본 협상에 플러스가 될지는 알 수 없다"며 미일 협상이 순조롭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과 중국이 합의하는 과정에 미국의 조바심이 작용했다고 판단하는 일본 정부는 국가별 차등 상호관세 유예가 종료되는 7월 초를 1차 목표로 삼아 신중하게 협상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자동차 기업 간부는 "미중 합의는 미국 측이 중국에 다가선 결과로, 일본 정부는 서둘러 교섭 카드를 낼 필요가 없다"며 "미국 측 자세를 지켜보고 가장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협상하면 좋겠다"고 요미우리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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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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