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총선, 마르코스 진영 부진·두테르테 세력 선전
상원 12석 중 마르코스측 6석, 두테르테측 4∼5석 확보할 듯
상원 12석 중 마르코스측 6석, 두테르테측 4∼5석 확보할 듯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12일(이하 현지시간) 실시된 필리핀 중간선거(총선·지방선거)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 진영이 예상보다 부진한 데 비해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 지지 세력은 선전했다.
13일 블룸버그 통신과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개표 잠정 집계 결과 이번에 선출하는 상원 의석 12석 중 마르코스 측이 6석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여론조사에서 예상된 9석보다 의석수가 상당히 줄었다.
반면 두테르테 측은 당초 기대치보다 많은 최소 4석에서 5석까지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또 전직 상원의원 출신인 밤 아키노와 키코 팡길리난 등 양 진영 모두에 비판적인 야당 후보들이 예상을 깨고 약진, 당선이 확실시된다.
마닐라 소재 드라샐대학의 앤서니 로런스 보르자 부교수는 블룸버그에 "이번 선거 결과는 마르코스(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두테르테 브랜드의 부활, 그리고 전통적인 진보 야당의 고위급 정치권 복귀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ISEAS-유소프 이샥 연구소의 아리에스 아루가이 선임연구원은 스트레이츠타임스에 "이는 마르코스 행정부에 대한 항의 투표"라고 평가했다.
두테르테 진영이 상원에서 선전함에 따라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딸인 세라 두테르테 부통령의 탄핵이 상원에서 부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두테르테 부통령은 지난 2월 예산 유용 의혹, 마르코스 대통령 부부 등을 암살하도록 자신의 경호원에게 지시했다는 발언 등으로 하원에서 탄핵당했다.
하지만 이번에 뽑힌 상원 12석과 기존 12석을 합해 총 24석 중 9석 이상을 두테르테 진영이 확보할 경우 파면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상원에서 탄핵을 부결시킬 수 있다.
다만 필리핀의 정당 간 노선 차이가 명확하지 않고 이합집산이 극심한 점을 고려하면 오는 7월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두테르테 부통령 탄핵 결정 결과는 여전히 확실하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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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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