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전 반미데모' 꺼낸 시진핑, 관세협상 뒤 수상한 움직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3일 열린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라틴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국가 공동체 포럼’ 제4회 장관급 회의 개막식 기조연설을 통해 중남미와 중국의 유대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세전쟁과 무역 전쟁에는 승자가 없다”며 “괴롭힘은 오히려 자신을 고립시킬 뿐”이라며 미국을 맹비난했다. 시 주석은 또 향후 3년간 매년 포럼 회원국 정당의 간부 300명을 초청하겠다고도 했다.
이날 시 주석 연설에서 눈길을 끈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기 집권 이후 꾸준히 환수를 공언하고 있는 파나마 운하와 관련한 것이었다. 이와 관련, 시 주석은 1964년 중국 전역에서 일어났던 파나마 지지 군중 시위를 거론하며 반미 여론에 불을 지폈다. 시 주석은 “(당시) 중국 각지에서 대규모 군중시위가 펼쳐져 (미국으로부터) 파나마 인민의 운하 주권 회수를 성원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언급한 시위는 지난 1964년 1월 중국 전역에서 펼쳐진 반미 데모를 말한다. 당시 파나마 학생들이 자국기 게양 운동을 펼치자, 마오쩌둥 주석은 이들을 지지하는 글을 인민일보에 게재했다. 마오는 “중국 인민은 파나마 인민의 편에 서서 미국의 침략을 반대한다”며 “미 제국주의는 세계 인민의 사악한 적”이라며 군중 시위를 부채질했다. 이후 천안문 광장과 톈진 등 전국 각지에서 100만명 규모의 시위가 이어졌다.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 2018년 12월 파나마 국빈 방문에 앞서 보낸 기고문에서도 “1600만명이 중국 전역에서 행진과 집회를 열었고, 그 세대 중국인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됐다”고 했었다.
파나마 운하가 미·중이 충돌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으로 파나마 측이 홍콩계 기업인 허치슨이 파나마 운하의 2개 항구 운영권을 취소하겠다고 나서면서다. 이후 허치슨 측은 파나마를 포함한 해외 항만 43곳을 미국 투자회사 블랙록에 매각을 시도했는데, 중국 당국이 개입하면서 본계약이 미뤄지고 있다.

이날 개막식에는 룰라 브라질 대통령,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 등 3국 정상도 참석했다.
앞서 먀오더위 외교부 차관보는 지난 11일 브리핑에서 “남미와 카리브해 인민은 자신의 정원을 건설해야지, 어떤 나라의 뒷마당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라며 미국을 견제했다. 관영 신화사는 13일 시평을 싣고 “칠레산 체리의 90% 이상이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고, 에콰도르에서 팔리는 자동차 100대 중 37대가 중국산”이라며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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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닐 대화 나서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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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합의 실질적 진전”
한편 중국 기업들은 90일 휴전에 미국 수출을 재개하면서도 미국 대체 시장 개척에 나섰다. 중국 경제지 차이신은 13일 “이번 관세 인하가 14일 항구에 도착한 상품인지, 중국에서 선적한 상품에 대한 것인지 미국 세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는 선저우 의류 수출 업자를 인용하며 대미 수출 재개 움직임을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불안정한 무역 정책과 급변하는 관세에 맞서 중국 수출 기업들은 자국 내 판매 채널을 확충하는 한편 미국 외의 대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고 차이신은 전했다.
신경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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