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평화협상서 더 센 조건 내밀듯…푸틴 불참 가능성 커"
15일 이스탄불 대화서 '러 점령지' 관련 조건 제시 전망
15일 이스탄불 대화서 '러 점령지' 관련 조건 제시 전망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가 오는 15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우크라이나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으면 3년 전보다 더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3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자바로프 러시아 상원 국제문제위원회 제1부위원장은 전날 러시아 국영방송에 출연해 "우리의 조건들은 아마 2022년 3∼4월보다 더 강경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바로프 부위원장은 "그 이후로 러시아가 새로운 영토를 획득하고 이를 헌법에 명시하는 등 상황이 급격히 변했다"며 "따라서 추가 조건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이후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 일명 '돈바스'와 '노보로시야' 지역을 점령하는 현실을 평화 조건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러시아의 평화조건에 우크라이나군의 돈바스·노보로시야 철군, 우크라이나 내 외국 용병 철수,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활동 불참에 관한 문서화된 보장이 포함될 것이며 '완충지대' 형성도 논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당국에 15일 이스탄불에서 협상을 재개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2022년 3월 중단된 이스탄불 협상으로 되돌아가 대화를 다시 시작하자는 것이다.
러시아는 당시 협상이 거의 타결될 뻔했지만 우크라이나의 거부로 막판 결렬됐다고 주장한다. 당시 협상 초안에는 우크라이나가 중립·비동맹 지위를 유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바로프 부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의 대화 제안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튀르키예에서 푸틴을 기다리겠다"고 응수한 데 대해서는 "자신의 역할을 과대평가하는 것 같다"며 두 정상이 직접 만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2022년 9월 푸틴 대통령과 직접 협상하는 것을 금지하는 대통령령을 통과시킨 것이 장애물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15일 협상 전 이 대통령령을 철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국립고등경제대학 지중해연구소의 티그란 멜로얀은 이즈베스티야에 "이스탄불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단 간 기술적 회담 장소로 제안된 것이지 결코 국가 정상회담 장소로 제안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멜로얀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스탄불에 간다면 선전 차원에 불과할 것이라며 기술적 준비 없는 정상회담은 TV쇼로 끝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즈베스티야는 푸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 2월 전화통화한 이후 3개월째 회담을 준비하고 있다며 "고위급 회담을 이렇게 신속히 조직하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과 만나겠다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에는 반응하지 않으며 이스탄불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전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이 전화통화를 하고 우크라이나 문제 관련 직접 회담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최인영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