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국민배우 드파르디외 성추행으로 징역형 집행유예
영화 스태프 성추행·성희롱…법원, 성범죄자 명단 등록도 명령
영화 스태프 성추행·성희롱…법원, 성범죄자 명단 등록도 명령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국민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76)가 13일(현지시간) 영화 스태프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파리 형사법원은 이날 드파르디외의 성추행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8개월에 집행유예를 선고했다고 일간 르피가로, BFM TV 등이 전했다. 또 검찰의 요청에 따라 2년간 공무담임권을 제한하고 성범죄자 명단 등록도 명령했다.
드파르디외는 2021년 영화 '녹색 셔터'(Les Volets verts) 촬영장에서 세트 장식 담당자와 조감독의 엉덩이와 가슴을 만지고 성희롱한 혐의로 기소됐다. 두 여성은 지난해 2월과 3월 각각 그를 고소했다.
드파르디외는 처음 의혹이 제기됐을 때 여성들의 신체를 절대 만지지 않았다고 부인했다가 이후엔 신체 접촉이 있긴 했으나 성적인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3월 법정에선 "76살의 나이에 몸무게가 150㎏이나 나가는 내가 여성을 만지며 즐길 리 없다. 나는 지하철에서 여성 몸을 슬쩍 만지고 다니는 치한이 아니다"라고 항변하기도 했다.
드파르디외의 변호인도 그가 허위 고소의 피해자라며 여성들이 무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법정에서 고소인들을 향해 "거짓말쟁이들, 히스테리 환자들, 가서 울어버리라"고 소리 지르기까지 했다.
그러나 법원은 고소인들의 일관된 주장과 목격자들의 증언에 더해 드파르디외의 주장에 일관성이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아울러 드파르디외 측이 피해자들에게 법정에서 2차 가해를 했다고 보고 두 사람에게 각각 1천 유로(150만원)의 위자료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드파르디외는 포르투갈에서 영화를 촬영 중이라는 이유로 법정엔 나오지 않았다. 변호인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피해 여성 가운데 한 명을 대리하는 변호사는 법원 판결을 환영하며 "이번 판결은 영화 촬영장에 있던 두 여성의 승리이기도 하지만, 이 재판에 참여한 모든 여성의 승리이기도 하다"며 "오늘을 계기로 영화계에서 한 예술가가 누려온 면책 특권이 끝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드파르디외는 2018년 8월 자신의 파리 자택에서 두 차례에 걸쳐 배우 샤를로트 아르누를 성폭행한 혐의로도 예비 기소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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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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