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 휴전에 되살아난 강달러…"바이 USA 단기에 그칠 것"

12일(현지시간) 미국 달러가치는 한 달 사이 가장 높았다. ‘치킨게임’으로 치닫던 미국과 중국 간 관세 협상이 타결되면서 미국 자산에 대한 신뢰가 일부 회복되면서다. 다만 이번 합의는 90일간 임시 휴전이다. 되살아난 ‘바이(BUY) USA’가 단기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로화ㆍ엔화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101.79를 기록했다. 지난달 9일(102.9) 이후 가장 높았다. 달러 몸값이 뛰면서 원화값은 13일 주간 거래에서 전날보다 13.6원 하락한(환율은 상승) 1416원에 마감했다.
가장 환호한 곳은 미국 주식시장이다. 특히 기술주 랠리에 나스닥지수는 12일 4% 이상 급등했다. WSJ에 따르면 이날 미국 7대 대형 기술주인 ‘매그니피센트7(M7ㆍ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의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8375억 달러(약 1187조원) 불어났다. 13일 아시아 증시도 일본 닛케이(1.43%), 대만 자취안(0.95%), 한국 코스피(0.04%) 등 대부분 상승했다.

미국 시장으로 다시 돈이 몰린 건 미ㆍ중 간 무역 전쟁 휴전으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가 완화한 영향이 크다. 미국 기업들은 관세 전쟁이 멈추는 90일 동안 수입과 생산을 늘려 재고를 쌓아둘 수 있다. 공급망 차질로 물가가 빠르게 뛸 수 있다는 불안이 잠시나마 해소된 것이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12개월 안에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을 기존 45%에서 35%로 하향 조정했다
또 무역 마찰에 따른 경제 충격이 감소하면서 정책 대응 압박도 줄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EM) 페드워치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두 차례(9월과 10월) 정책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사실상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 시점이 9월로 늦춰진 셈이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빅딜이 성사되면서 미국 경제는 최소한 올 2분기 혹은 3분기까지는 역성장을 피했다”며 “미국을 떠났던 자금이 다시 유입될 여지가 커졌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과도한 낙관은 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양측이 주고받았던 보복관세를 대폭 낮춘 이번 합의는 90일간의 한시적 조치다. 추가 협상이란 과제가 남아있다.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국과 중국의 공동성명은 영구적인 것이 아니다”라며 “주요 결정을 미래로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WSJ도 12일(현지시간) “구속력이 없는 협상의 불확실성으로 기업 투자는 지연되고, 관세율도 트럼프 취임 이전과 비교하면 상당폭 높아졌다”며 “미국 경제의 하방 위험은 여전히 있다”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는 아직 미국 주가 상승에 대한 확신을 갖기 어렵다고 봤다. 마이클 윌슨 모건스탠리 전략가는 “미·중 무역 갈등 완화, 기업 실적개선, Fed의 금리 인하 신호, 4% 미만의 10년물 국채 금리 등 4가지 요건이 충족돼야 주가는 오른다”며 “이중 완화적 통화정책과 국채금리 하락은 실현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염지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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