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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3’ 영남대전

6·3 대선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13일 대선주자들은 영남을 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동진(東進) 전략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수성(守城)전이 충돌한 것이다. ‘세대교체’를 내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도 종일 대구를 누볐다. 이재명·김문수 후보는 각각 경북 안동과 영천에서 태어났고, 이준석 후보의 본적지는 대구시 중구다.

선거 초반 영남에 화력이 집중된 것은 의외다. 이재명 후보 입장에선 2022년 대선에서 대구(21.6%)·경북(23.8%) 득표율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았다. 최근 3자 가상대결 조사(KBS·한국리서치, 6~8일 휴대전화 면접조사)에서 전국은 ‘이재명 49%, 김문수 29%, 이준석 7%’ 순이었는데, 대구·경북에서만 ‘김문수 46%, 이재명 32%, 이준석 8%’로 순위가 바뀌었다(※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김문수 후보 입장에선 영남 유권자와 심리적 일체감을 높이는 게 지지층 결집의 첫 단추다. 경기도에서 3선 국회의원과 재선 도지사를 지낸 그는 2016년 대구 수성갑에서 첫 지역구 낙선의 아픔을 맛봤다. 2012년 새누리당 대선 경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맞붙었던 그는 이날 “박 대통령은 서울 집을 빼앗기고 대구시 달성군에 와 계시는데 저와 같은 학번”이라며 동질감을 강조했다.

2012년 ‘박근혜 키즈’로 정계에 입문한 이준석 후보에게도 대구의 민심은 중원 확장을 위해 넘어서야 하는 고지다. 이날 이 후보는 2021년 국민의힘 대표에 당선될 당시 대구·경북 합동연설회를 언급하며 “제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강을 넘자고 했고, 정치 변화의 시작을 바로 이 대구에서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는 오전 11시쯤 경북 구미역 광장 집중유세로 일정을 시작하면서 “왜 이재명에 대해서는 우리가 남이가 소리를 안 해주나”라며 “‘재맹이가 남이가!’ 이렇게 좀 얘기해 달라”고 했다. 전날과 같은 파란 점퍼, 빨간색이 섞인 운동화 차림으로 등장한 이 후보는 “쫌 다른 것도 써보세요! 이재명도 한번 일 시켜보세요. 어떻게 되나!”라고 외쳤다.

구미가 고향인 박정희 전 대통령도 언급했다. “젊은 시절에는 독재하고 군인을 동원하고, 사법기관을 동원해 사법살인하고, 고문하고, 장기 집권하고,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아주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건 사실”이라면서도 “이 나라의 산업화를 이끌어낸 공도 있다”고 했다. “진영이나 이념이 뭐가 중요한가. 박정희 정책이면 어떻고, 김대중 정책이면 어떤가”라고도 말했다.



구미 간 이재명 “박정희 나쁜 건 사실이지만, 산업화 공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오른쪽)가 13일 오후 대구시 중구 동성로에서 연설을 마친 뒤 한 지지자가 가져온 이 후보의 책 『결국 국민이 합니다』에 사인해 주고 있다. 김성룡 기자
‘뽑던 당만 뽑지 말라’는 게 이날 이 후보의 메시지였다. 특히 논란이 됐던 “셰셰” 발언과 관련해 이 후보는 “제가 중국에도 ‘셰셰’ 하고, 대만에도 ‘셰셰’ 하고, 다른 나라하고 잘 지내면 되지 대만하고 중국하고 싸우든지 말든지 우리하고 무슨 상관이냐 이렇게 말했다”면서 “제가 일본 대사에게도 ‘셰셰’라고 말하려다가 못 알아들을 것 같아서 ‘감사하므니다’라고 했다. 제가 잘못됐나”라고 반박했다.

반면에 김문수 후보는 이날 울산과 부산을 찾아 이재명 후보를 맹공했다. 김 후보는 “어떤 후보는 총각, 검사를 사칭한다”며 “저 김문수는 굶어 죽어도 거짓말은 안 한다”고 했다. 부산시당에서 열린 부산 선대위 출정식에선 “자기 형님이 정치적으로 반대편에 섰다고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고, 형수한테 욕설을 하는 사람 중에 누굴 뽑아야 하나”라며 “이런 (심한) 욕을 하는 사람은 확 찢어버려야겠죠”라고 말했다. 또 이 후보의 대장동 의혹을 꺼내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나”라며 “손만 대면 주변 사람이 전부 구속되거나 의문사하고, 공무원들이 썩어문드러지는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이 남아나겠느냐”고 했다.

‘박정희 향수’도 환기했다. 김 후보는 “젊었을 때는 박 전 대통령을 반대하며 싸워 왔다”며 “철 들어서 보니 제가 잘못했다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 묘소에 가서 ‘당신의 묘소에 침을 뱉던 제가 당신의 묘소에 꽃을 바칩니다’라고 참회했다”고 말했다.

영남권 맞춤형 공약도 내놨다. 부산에선 산업은행 부산 이전과 관련해 “국회가 열리면 첫 번째로 민주당에 요청해 설득하겠다”고 했다. 영남권의 숙원사업인 가덕도 신공항과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을 약속한 그는 울산에선 “동해안 전체를 잇는 고속·복선전철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준석 후보는 차별화에 방점을 두었다. 이 후보는 경북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흘러간 물인 김문수 후보를 찍는 표는 사표일 뿐만 아니라 미래로 가는 표도 아니다. 이준석은 1등 할지, 3등 할지 모르지만 김문수를 찍으면 확실한 2등”이라며 “저라면 이재명의 포퓰리즘을 견제할 수 있는 이준석에게 투자해 볼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대구 2·28기념중앙공원에서 한 집중유세에선 “대구·경북에서 정말로 지역의 자랑으로 여기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구미에 산업을 일으키고 포항 바닷가에 제철소를 짓고 나라를 산업화의 길로 이끌었을 때 그분이 대통령에 당선된 나이가 마흔여섯 아니냐”며 “그분을 어느 지역보다도 산업화의 영웅으로 바라보는 곳에서 마흔 살짜리 이준석은 안 되고, 일흔넷 김문수여야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외쳤다.





김규태.성지원.조수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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