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검찰청 출석 불응…“선거 영향” 대선 이후로 조사 밀리나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4일 김건희 여사 대면조사를 계획했으나 불발됐다. 검찰은 불출석 사유를 검토한 뒤 다시 출석을 통보할 방침이지만, 대선 이후로 대면 조사가 밀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최근 김 여사에게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14일 검찰청에 출석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김 여사 측은 출석 예정일 전날인 13일 검찰에 불출석 의견서를 제출했다.

김 여사 측은 조기 대선 정국에서 특정 정당의 공천개입 의혹 수사가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불출석 사유를 들었다. 이외에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재판 일정이 대선 이후로 미뤄진 사례, 문재인 전 대통령 기소가 대면조사 없이 이뤄진 점 등도 근거로 제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팀은 이르면 다음 주 중 김 여사 측에 출석을 재차 통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수사팀은 김 여사에 대한 신속한 대면조사가 필요하고, 지난 3개월간 구두로 수차례 조사를 타진했으나 조율이 이뤄지지 않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 여사 대면조사가 대선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여사 측이 검찰의 출석 재통보에도 선거 영향을 이유로 불응하면 당장 마땅한 대응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또 김 여사 측이 대선 이후 출석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선거가 끝난 뒤 조사 일정을 다시 협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현재까지 수사팀과 김 여사 측 사이에 구체적 논의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 이후에도 김 여사의 불출석이 이어질 경우 수사팀은 선거라는 외부 변수에서 벗어나는 만큼 체포영장 청구 등을 통한 강제수사까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 측은 김 여사의 건강이 매우 좋지 않고 대면조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대선 이후 출석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편 해당 의혹은 사실상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 본인에 대한 조사만 남은 상태다. 수사팀은 올해 초 수사 거점을 창원지검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옮긴 뒤,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의원 등 관련자 조사를 마쳤다. 이 과정에서 김 여사의 공천개입과 관련된 진술과 녹취 등을 확보했다. 지난해 2~3월 김 여사와 김영선 전 의원 간 11차례 통화·문자 내용과 회유 정황에 대한 진술 등이 대표적이다. 수사팀은 김 여사 조사 후 윤 전 대통령 조사 필요성까지 검토할 예정이다.





석경민([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