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투지 불태우는 손흥민...토트넘 포스텍도 응원, "우리의 레전드이자 심장"
[OSEN=이인환 기자] "최고의 히어로".손흥민은 오는 22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리는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격돌한다. 그는 지난 11일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약 한 달 만에 복귀전을 치렀고, 아스톤 빌라와의 리그 맞대결에서 추가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이번엔 정말 다르다"는 손흥민의 말처럼, 이번 결승전은 그에게 각별하다. 그는 2015년 바이어 04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뒤, 10년 동안 451경기에 나서 173골을 기록하며 클럽 역사상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득점자가 됐다. 하지만 그의 트로피 캐비넷은 비어 있다.
2019년 리버풀과의 챔피언스리그 결승, 2021년 맨체스터 시티와의 리그컵 결승 모두 쓴맛으로 마무리됐다. 위고 요리스, 해리 케인과 함께 한 시대를 이끈 손흥민에게 '우승 트로피'는 유일한 결핍이자 마지막 퍼즐이었다.
'가디언', '인디펜던트' 등 다수 영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손흥민은 결승전 미디어 데이에서 "지금의 내 모습은 오직 그 하나(우승)를 위해 버틴 결과다. 퍼즐을 완성하려면 모든 조각이 필요하다. 지난 10년 동안 마지막 조각을 찾기 위해 뛰었다. 이번에는 그 조각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토트넘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며 17위까지 떨어졌지만, 유럽 무대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AZ 알크마르,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FK 보되/글림트를 차례로 꺾었고, 결승 상대인 맨유와의 시즌 세 경기에서도 모두 승리를 거뒀다.
손흥민은 "누구보다 내가 이 트로피를 간절히 바란다. 나만 그런 게 아니다. 수많은 팬들이 같은 열망으로 우리를 응원하고 있다. 반드시 잘 준비해서 이뤄내고 싶다"라고 했다.
한편 손흥민은 크리스탈 팰리스전 복귀 직후 "나는 항상 괜찮다고 말한다. 그래야 나를 믿고 응원하는 분들이 걱정 없이 경기를 볼 수 있기 때문"이라며 팬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복귀를 앞당기는 과정에서는 개인 트레이너와 구단 의료진의 협력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어떻게 보면 현실적으로 손흥민의 무관 탈출을 위해 찾아온 마지막 기회. 라스트 댄스를 노리는 손흥민에 더해 상대도 지금까지와 달리 상대적으로 만만하다. 리버풀과 맨시티 모두 최정상급 전력을 자랑했지만 재미있게도 이번 유로파의 상대 맨유 역시 리그서 최악의 부진을 기록하고 있다.
맨유와 토트넘은 나란히 리그 16, 17위로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그런 상황이기에 두 팀 모두 유로파 우승이 간절하다. 손흥민은 최근 절친이자 오랜 팀 동료였던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에서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는 "케인에게 영상 통화를 걸었고, 그의 웃음을 보며 나도 진심으로 기뻤다. 그가 준 긍정적인 에너지로 나도 좋은 결과를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매 경기 의미 없던 경기는 없었다. 그러나 손흥민은 이번 결승전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기회처럼 느껴진다"라고 했다. 그만큼 본인도 어느 때보다 자신이 우승에 가까워진 상황이라고 느끼고 있는 것이다. 결국 선수 본인이 원하는 것은 명백하게 우승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손흥민의 우승 열망을 잘 알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해 8월에도 "아직 내가 이 팀의 전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난 토트넘과 함께 무언가 우승하고 싶다고 말한 적 있다. 그렇게 되면 전설이라고 불리면서 매우 행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이 뛸 수 있어 기쁘다. 그는 올 시즌 우리의 큰 원동력이었다. 그는 이 팀과 자신에게 트로피가 어떤 역할을 할지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잘 이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왜냐하면 손흥민은 트로피를 제외하고는 모든 선수들이 갈망할 만한 믿을 수 없는 커리어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손흥민은 우승이 클럽과 그 자신에게 얼마나 중요할지 알고 있다. 그래서 그가 다시 출전할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은 좋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데얀 쿨루셉스키는 여전히 결승전 출전이 불투명하다. 그는 팰리스전에서 충격을 입고 쓰러져 교체됐다. 이미 제임스 매디슨과 루카스 베리발이 시즌 아웃된 상황에서 쿨루셉스키까지 빠지면 타격이 크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쿨루셉스키는 오늘 아침에도 무릎이 아프다고 했다. 지금으로선 단순 타박으로 보이지만, 24시간 동안 안정을 취한 뒤 평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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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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