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버터] 한국의 기부자를 소개합니다…'더기버스50' 1차 명단 공개
우리 주변 위대한 기부자를 조명하는
'더기버스50' 프로젝트 본격 가동
파이위크 참여단체 23곳이 후보 추천

‘더기버스50’은 유명 인사나 초고액기부자가 아닌 각자의 자리에서 의미 있는 기부를 실천해 온 우리 주변 위대한 기부자들을 조명하는 프로젝트다. 더버터와 비영리단체들이 함께하는 민간 주도 기부문화 확산 캠페인 ‘파이위크(Pie Week)’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매년 50인의 기부자가 ‘더기버스50’에 등재된다. 파이위크 참여 단체들이 후보자를 추천하고, 기준에 부합한 기부자를 가려 최종 50인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번에 공개한 10인의 기부자 외에 남은 40인은 파이위크 캠페인 홈페이지와 중앙일보 공익섹션 더버터 지면을 통해 순차적으로 소개한다.
기부자 선정 시에는 ▶︎지속성 ▶︎태도 ▶︎스토리 ▶︎영향력 ▶︎다양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단발성 기부보다는 꾸준한 기부를 중요하게 보며, 기부 금액은 크지 않아도 된다. 기부에 대한 태도와 철학 등도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기부자가 가진 고유의 스토리, 주변에 미친 영향력 등도 주요 평가 기준이다. 그 외 연령·성별·직업·기부 분야 등에 대한 다양성도 고려한다.
한편, 올해 진행되는 '2025 파이위크’에는 총 23개 비영리단체가 참여한다. 지난해(12곳)보다 참여단체가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국제구조위원회, 굿네이버스, 굿피플, 기아대책, 대한사회복지회, 밀알복지재단, 바보의나눔, 부스러기사랑나눔회, 사랑의달팽이, 세이브더칠드런, 열매나눔재단, 월드비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유엔난민기구, 초록우산, 컨선월드와이드, 케이와이케이파운데이션, 플랜인터내셔널코리아, 한국컴패션, 한국해비타트, 함께일하는재단, 함께하는사랑밭, 홀트아동복지회(이상 단체명 가나다순) 등이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파이위크 캠페인에 동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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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 아동 위해 기부하는 구급대원 | 강동묵 기부자

청각장애가 있으면 재난이나 사고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는 “사이렌 소리조차 듣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게 마음이 아팠다”며 “인공와우 수술을 지원하는 사랑의달팽이에 매달 후원금을 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사고 현장에서 생명을 살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에게 소리를 찾아주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청각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세상과 연결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꾸준히 기부할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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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년 전 후원아동, 구족화가 되다 | 김명기 기부자

“스웨덴 후원자가 보내온 엽서를 보면서 꿈을 키웠어요. 누군가로부터 도움받고, 다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나눔은 릴레이처럼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당시 그가 받은 사랑은 캄보디아·인도의 두 아이에게로 이어지고 있다. 김씨는 “어린 시절 후원을 받으면서 누군가로부터 응원을 받는다는 생각에 든든했다”며 “아주 작은 나눔이 누군가의 삶 전체를 바꿀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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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모 여성이 세상에 보답하는 법 | 김윤미 기부자

이듬해에는 열매나눔재단을 비롯한 여러 단체에 소액 기부를 시작했다. 지금껏 받은 도움에 대한 이자를 갚겠다는 마음이었다. 5년 만에 창업 자금도 모두 상환했다. 현재는 수산물 유통 업체에서 마케팅 이사로 일하는 김씨는 “기부는 가장 절박했을 때 가졌던 초심을 잃지 않는 원동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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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살에 세상 떠난 딸, 생일마다 기부해요 | 김융기 기부자

안과의사 김융기씨는 2013년 아내와 열한 살이던 셋째 딸을 한꺼번에 떠나보내야 했다. 전원주택 별채에서 발생한 가스 누출 사고로 생긴 일이었다. 그는 가족을 추모하기 위한 작은 의식을 준비했다. 생전 아내는 여성 장애인 단체를 지원하는 등 나눔에 관심이 많았다. 딸 태연이가 행사장에서 NGO들의 부스를 관심 있게 들여다보던 모습도 떠올랐다. 그는 매년 태연이의 생일에 맞춰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에 1000만원씩 기부하기 시작했다. 올해로 12년째다.
“태연이는 제 마음속에 열한 살로 남아있습니다. 제 후원금이 태연이 또래 아이들에게 쓰이면 좋겠어요. 제가 보내는 작은 마음이 그 아이들의 삶에 작은 위로와 희망이 되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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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낳고 10년째 전 세계 아이들 지원 | 김정은 기부자

기부금은 주로 아이들에게 전달된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는 서아프리카 아동을 대상으로 도서와 책 읽기 활동을 지원했다. 팬데믹 기간에는 우간다 학생을 위한 긴급용품을 후원했다. 지난해부터는 베트남의 맹그로브숲 복원과 기후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이제는 아홉 살이 된 딸과 기부에 대한 이야기도 자주 나눈다. “딸에게 우리가 사는 세상이 생각보다 굉장히 넓다고 말해줘요. 소윤이가 이런 얘기를 들으면서 공동체에 보탬이 되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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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에 시작한 기부, 94세에도 해요 | 안금옥 기부자

올해 94세인 안금옥 기부자는 한국전쟁 이산가족이다. 전쟁 당시 가족과 생이별을 겪고, 서른여덟의 나이에 남편을 떠나보냈다. 양장점을 운영하며 세 자녀를 홀로 키웠다. 생전 처음 기부한 곳이 함께하는사랑밭이었다. 당시 65세였다. 자식들이 장성하고 각자 자기 몫의 삶을 살아가기 시작했을 때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생겼다. 경제적 여유가 생겨 시작한 기부는 아니었다. “어려운 시기를 지나왔기에 어려운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더 들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그 시절 누군가의 작은 도움이 얼마나 절실했는지 기억하고 있었다. “큰아들을 집안 형편 때문에 대학에 보내지 못한 것이 지금도 마음 아픕니다.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기부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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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 구두쇠, 1300명 아동 돕다 | 우한곤 기부자

올해 82세인 그가 지금까지 아이들을 위해 기부한 금액은 12억원이 넘는다. 1975년 처음으로 모교인 중학교에 장학금을 전달했고, 중학교가 의무교육으로 전환된 1987년부터는 초록우산을 통해 아이들을 돕고 있다. 누적 1300명 넘는 아동이 그의 지원을 받았다. 작은 가게였던 일흥상회는 연 매출 1800억원의 의류 기업 티비에이치글로벌로 성장했다.
이제는 아내와 자녀는 물론 사위·며느리·손주까지 3대가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 “내가 죽더라도 아들이, 또 손자가 내 뜻을 이어 꾸준히 선행을 베풀고 사회에 봉사하면서 살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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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한 49년 기부 인생 | 이원우 기부자

이씨는 퇴임 이후 아내와 함께 홀트아동복지회 산하 장애인 거주시설 홀트일산복지타운에서 장애인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곁에서 나눔의 기쁨을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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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으로 전쟁 피해아동 돕는 발레리나 | 이주희 기부자

지난 2월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3주년을 맞아 발레 자선공연을 열어 710만원의 기금을 조성했다. 예림당아트홀에서 열린 공연에는 200명이 넘는 관객이 참석했다. 이날 모인 기부금은 전쟁 피해 아동과 가족을 위해 전액 기부됐다. “특강이나 자선공연은 절대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이에요. 마음을 움직이고 참여를 끌어내는 것이 예술의 힘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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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으로 얻은 기쁨, 기부로 갚다 | 정샘물 기부자

30년 넘게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활동 중인 정샘물 기부자는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한 정기후원을 시작으로 오랜 시간 기부를 삶의 일부로 실천해왔다. 2013년부터는 소중한 두 딸을 만나게 해 준 대한사회복지회에 꾸준히 기부하고 있다. “입양을 통해 아이들과 가족이 됐어요. 덕분에 비교할 수 없이 기쁘고 행복한 나날을 보냈지만, 입양을 기다리던 다른 아이들의 모습이 자꾸 눈에 밟혔어요. 남편과 그 아이들을 위한 기부를 하기로 했죠.”
그는 대한사회복지회에 총 138회, 누적 5억6881만원을 기부했다. 2020년엔 정 기부자가 로열아너스 클럽 1호 회원으로 가입한 데 이어 남편 유민석 정샘물뷰티 대표도 8호 회원으로 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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