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이시바' 시동?…日자민당 보수파 결집 외교모임 재개
아소·다카이치·모테기 등 약 60명 참여…각료 "경계하고 있어"
아소·다카이치·모테기 등 약 60명 참여…각료 "경계하고 있어"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집권 자민당에서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거리를 둬온 보수파 의원들이 외교 모임을 명분으로 결집하며 세력 확대에 나섰다.
15일 요미우리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자민당은 전날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전략본부'(이하 전략본부) 첫 회의를 열었다.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은 자민당 보수 세력의 구심점이라고 할 수 있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2016년 제창한 외교 방침이다. 중국을 염두에 두고 역내 국제질서 유지를 위해 여러 나라가 협력한다는 것이 골자다.
전략본부는 지난해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총리와 함께 결선에 올랐다가 패했던 다카이치 사나에 의원이 주도해 2021년 만들어졌다.
하지만 다카이치 의원이 이듬해 각료로 임명되면서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가 전날 회의를 통해 활동을 본격 재개했다.
전략본부 본부장은 작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다카이치 의원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진 중진 아소 다로 전 총리가 맡는다.
그는 전날 회의에서 중국, 러시아, 북한의 군사 위협을 언급한 뒤 "일본이 아시아와 서구의 가교가 돼야 한다는 기대가 있다"며 "대전략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잠룡으로 평가되는 다카이치 의원은 본부장 대리로 취임할 예정이고, 지난해 총재 선거에 출마했던 모테기 도시미쓰 의원은 고문으로 활동하기로 했다.
자민당 내 기존 최대 파벌이었던 '아베파' 간부 출신인 하기우다 고이치 의원과 니시무라 야스토시 의원은 부본부장으로 이름을 올린다.
간사장은 기시다 후미오 내각에서 방위상을 지내면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던 기하라 미노루 의원, 간사장 대리는 작년 총재 선거에서 9명 중 5위를 기록한 보수 성향 고바야시 다카유키 의원이 각각 맡는다.
이들 대부분은 이시바 내각에서 각료나 당 주요 보직에 임명되지 않았다.
전날 회의에는 약 60명이 참석했으며, 작년 총재 선거에서 다카이치 의원을 추천했던 보수파 의원들이 추가로 임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요미우리는 전망했다.
이 신문은 전략본부에 대해 "자민당 내에서 보수파 의원 결집으로 '포스트 이시바'를 겨냥한 움직임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닛케이도 "당내 비주류파가 외교를 축으로 모여 '포스트 이시바'를 위한 포석을 두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며 자민당 보수파들이 중국과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이시바 내각의 외교 정책에 불만을 가져왔다고 짚었다.
이어 "작년 총재 선거에 나섰던 다카이치, 모테기, 고바야시 의원은 다음 총재 선거를 위해 아소 전 총리와 협력을 도모하려 한다"면서도 "3명의 관계는 서로 거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시바 총리가 이끄는 내각 지지율은 30%대로 저조한 편이지만, 이시바 총리를 끌어내리려는 움직임은 노골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시바 내각은 전략본부 움직임 재개에 긴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각료 중 한 명은 "경계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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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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