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금’, 이복남매의 금지된 멜로…소재는 강렬한데 설득력은 글쎄

16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탄금’ 1~2화의 줄거리다. 씨받이 소생 재이를 중심으로 적장자 홍랑과 양자 무진 사이에 삼각 로맨스가 펼쳐지는 미스터리 멜로 사극이다. 이복남매, 금지된 사랑이라는 소재를 조선 시대 상단(조직적 상업 집단)의 집안 이야기로 풀어냈다. 장다혜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닥터 브레인’(2021) 공동 집필에 참여했던 김진아 작가가 각색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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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에 힘준 드라마
스타일리시한 연출도 눈에 띈다. 낫을 던지는 동작에 따라 카메라도 하늘로 올랐다가 배우 눈높이로 다시 내려오는 연출, 걸어 나오는 주인공 뒤로 불길이 확 번지는 모습, 절벽에서 악인을 밀어내는 장면과 추락 장면을 한 프레임에서 대조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은 인상적이다. 앞서 이재욱은 “이전의 액션 촬영과 달랐다. 무술 감독님이 짜준 시퀀스가 스타일리시했다. 많이 연습하러 갔던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액션에 대한 집중이 지나쳐, 본래 장르인 미스터리 멜로의 감정선이 희미해지는 아쉬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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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 설득력 글쎄

또한 낮에는 조신하게 지붕 위에 앉아 있는 재이가 밤이 되면 남자 옷을 입고 산속을 헤집고 다니는 이중적인 모습은 캐릭터 설정의 개연성을 의심하게 한다. 민씨 부인의 구박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란 잡초 같은 인물이라기엔 홍랑과 무진의 도움을 많이 받는 모습이고, 깊은 상처로 인해 연약한 여인의 모습이라기엔 가진 것 없이 눈을 부라리는 태도에 의아함이 남는다.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태도에 여주인공의 매력이 잘 살아나지 못한다. 홍랑과 무진이 왜 재이에게 빠지는지는 두고 봐야 한다.
앞선 제작발표회에서 조보아는 “어린 시절 동생 홍랑과 12년 만에 다시 나타난 홍랑을 대하는 감정을 철저히 분리해 연기하는 게 쉽지 않았다. 동생을 대하는 마음과 나도 모르게 남자로서 끌리게 되는 마음을 분리해서 연기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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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무쌍 엄지원

특히 홍랑이 실종된 후 담배와 아편에 의지하던 그는, 아들이 돌아오자마자 생기를 되찾으며 극단적인 모성애를 드러낸다. 이 감정이 앞으로 어떤 야망으로 발전할지 기대를 모은다. 김홍선 감독은 “원작 소설을 먼저 읽어봤다. 캐릭터들이 전부 자기의 운명을 따라갈 생각이 없어 보이는 인물들이라 매력을 느꼈다. 그리움이 사무치다 보면 원망이 되고, 원한이 되고, 사랑이 되기도 하고 복합적인 감정이 생기는데, 작품에서 이런 다양한 감정들이 많이 나온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황지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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