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대선 결선 D-2…극우 대 친유럽 초접전
1차 투표 압승한 극우 시미온, 최근 여론조사에선 역전되기도
1차 투표 압승한 극우 시미온, 최근 여론조사에선 역전되기도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틀 앞으로 다가온 루마니아 대통령 선거 결선에 진출한 두 후보의 경쟁이 초박빙이라고 폴리티코 유럽판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5월4일 1차 투표에선 극우 민족주의 성향의 제1야당 결속동맹(AUR) 대표인 제오르제 시미온(38)이 41%의 득표율로 선두였고 니쿠쇼르 단(55) 부쿠레슈티 시장이 21%로 2위를 기록했다.
시미온 후보는 1차 투표에서 배에 가까운 격차를 보이며 결선 승리가 유력하게 점쳐졌으나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는 오차 범위 내에서 팽팽하다.
지난 14일 아틀라스인텔 조사에서 두 후보는 나란히 48%로 동률을 기록했다. 또 다른 여론조사 기관인 IRSOP가 전날 발표한 조사에서는 단 후보가 52%로 시미온(48%) 후보를 제치고 처음으로 선두를 차지했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결선 투표의 관건으로 투표율을 지목했다.
선거 분석가 마그딘은 "투표율이 1차 투표 수준(55%)을 유지한다면 시미온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투표율이 60% 이상이면 단이 가장 유력한 승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루마니아에선 지난해 11월 대선이 치러졌지만 헌법재판소가 러시아의 선거 개입 의혹을 이유로 선거를 무효로 하고 재선거를 명령했다.
당시 1위를 차지했던 극우 무소속 컬린 제오르제스쿠 후보가 헌재 판결로 출마 자격을 박탈당했고, 이에 따라 시미온 후보가 이 표심을 그대로 흡수하며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유럽연합(EU)에 가입했지만 형편이 나아지는 게 없고 오히려 북유럽과 격차가 커지자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불만 여론 속에 노골적인 자국 우선주의를 주창하는 극우 세력이 반사 이익을 누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미온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로 유명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를 본떠 '루마니아를 다시 위대하게'를 선거 슬로건으로 내세운다.
친러시아·반우크라이나 성향으로 분류되는 만큼 외교·안보를 담당하는 대통령직에 오르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EU 내 균열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실제로 우크라이나는 그에게 입국 금지 조처를 하기도 했다. 그의 '친트럼프' 성향 탓에 미국과 관세 협상 등에서 EU 내 단합을 깨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수학자 출신인 무소속 후보 단 후보는 반부패, 투명성 강화, 디지털 행정 개혁, 친유럽 노선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시미온 후보는 최근 학자 스타일의 그를 향해 "자폐증 환자"라고 비난하며 네거티브 공세를 강화해 논란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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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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