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지원 중단에 남아공 HIV대응 의료인 8천명 실직"
남아공 보건장관 "HIV 프로그램 붕괴 허용 않을것"
남아공 보건장관 "HIV 프로그램 붕괴 허용 않을것"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미국의 지원 중단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프로그램 의료 종사자 8천명이 실직했다고 현지 일간지 더시티즌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론 모초알레디 남아공 보건부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남아공의 HIV/AIDS 프로그램에 제공했던 연간 약 4억3천600만 달러(약 6천89억원)의 자금 지원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과 함께 미국 정부의 대외 원조를 일시 중단하며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해외 원조 프로그램으로 꼽히는 '에이즈 퇴치를 위한 대통령의 긴급계획'(PEPFAR)의 자금 송금을 차단했다. 남아공 HIV/AIDS 프로그램 연간 예산 25억 달러(약 3조5천억원)의 17% 정도를 차지한다.
모초알레디 장관은 "남아공 HIV/AIDS 프로그램 의료 종사자는 전국 27개 지역에 27만1천606명에 달한다"며 "이 가운데 PEPFAR의 지원을 받는 1만5천539명 중 8천61명이 실직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남은 인력과 인프라로 HIV/AIDS 프로그램은 계속 작동하고 있다고 모초알레디 장관은 강조했다.
그는 "나머지 7천478명은 적어도 올해 9월까지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자금을 지원받기 때문에 여전히 고용돼 있다"며 "그들은 여전히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초알레디 장관은 미국의 지원 중단 이후 남아공의 HIV/AIDS 프로그램이 무너지고 있다는 최근 현지 언론 보도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상당한 인력 감축에도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아공 비정부기구(NGO)가 운영하고 미국 국제개발처(USAID)가 자금을 지원했던 12개의 전문 HIV클리닉이 폐쇄됐지만, 이들 클리닉에서 치료받던 6만 명 이상의 환자를 주립 보건 시설에 등록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유엔에이즈기구에 따르면 남아공에는 약 770만 명의 HIV 감염 환자가 있다. 이 가운데 600만명에 가까운 환자가 HIV/AIDS 프로그램으로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다.
모초알레디 장관은 다른 정부와 구호 기관에 지원을 요청하고 있지만 새로운 자금이 확보되지는 않았다면서도 "어떤 상황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으로 이 프로그램이 무너지고 연기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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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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