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상대로 '올림피코 골' 터트린 손흥민, 유로파 결승서 '첫' 트로피 정조준
[OSEN=이인환 기자] 손흥민(토트넘)이 토트넘 역사상 5번째 ‘올해의 골’ 수상을 차지했다.토트넘 홋스퍼는 16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이 2024-2025시즌 구단 공식 서포터즈 클럽이 선정한 ‘시즌 최고의 골’ 주인공으로 뽑혔다고 발표했다. 선정된 장면은 다름 아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작렬한 환상적인 코너킥 직접 득점, 이른바 '올림피코 골'이다.
지난 12월 리그컵(카라바오컵) 8강에서 나왔다. 토트넘은 맨유를 상대로 4-3 승리를 거뒀다. 단순한 승리가 아니었다. 총 7골이 터진 치열한 접전 끝에 승부를 결정지은 이는 다름 아닌 주장 손흥민이었다.
경기 초반 토트넘은 도미닉 솔란케의 멀티골과 데얀 쿨루셉스키의 추가 득점으로 일찌감치 3-0으로 달아났다.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골키퍼 프레이저 포스터의 연이은 실수가 화근이 됐다. 조슈아 지르크지와 아마드 디알로에게 잇따라 실점하며 분위기는 삽시간에 가라앉았다.
한때 3-0이었던 스코어는 어느새 3-2. 남은 시간은 20분 이상. 분위기마저 뒤바뀌는 위기 속에서 손흥민은 자신의 발끝으로 토트넘의 구원을 이끌었다.
손흥민은 왼쪽에서 얻은 코너킥을 자신 있게 처리했다. 특유의 날카로운 인프런트 킥이 그림 같은 포물선을 그리며 골문으로 향했고 골키퍼 알타이 바인드르의 손끝도 닿지 못한 채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축구에서 보기 드문 ‘올림피코 골’이었다. 이 한 방은 손흥민의 시즌 7호 골이자, 경기를 결정짓는 결승 득점이었다.
CBS 스포츠는 “손흥민이 코너킥에서 말도 안 되는 골을 넣었다”며 극찬했고 팬들 역시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와의 경기 전 설전 이후 그에게 제대로 복수한 통쾌한 한 방이라며 환호했다. 손흥민이 토트넘 최고의 골을 수상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무려 다섯 번째다. 2017-2018시즌부터 3년 연속 선정된 데 이어 2022-2023시즌과 이번 시즌에도 수상했다.
특히 2019-2020시즌 번리전에서 터진 70m 단독 드리블 골은 단순한 ‘올해의 골’을 넘어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까지 거머쥐며 전 세계 축구팬을 놀라게 했다. 손흥민의 발끝은 이미 수년 전부터 예술의 경지에 도달해 있었다.
올림피코 골에 대해서 구단은 “손흥민이 당시 골키퍼 바인드르의 타이밍을 완전히 무너뜨렸고, 누구도 예상치 못한 코스에 정확히 공을 꽂아넣으며 구단 역사에 남을 명장면을 완성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손흥민은 올 시즌 ‘토트넘 올해의 선수’ 수상에는 아쉽게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해당 영예는 2006년생 신성 루카스 베리발에게 돌아갔다. 올 시즌 처음 1군에 합류한 그는 강한 피지컬과 활동량, 침착한 경기 운영을 바탕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고, 팬투표·시즌권 소유자·유소년회원 등 모든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해 3관왕을 달성했다.
이제 시선은 유럽 무대로 향한다. 손흥민과 토트넘은 오는 22일 스페인 빌바오의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열리는 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서 다시 한 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한다.
"이번엔 정말 다르다"는 손흥민의 말처럼, 이번 결승전은 그에게 각별하다. 그는 2015년 바이어 04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뒤, 10년 동안 451경기에 나서 173골을 기록하며 클럽 역사상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득점자가 됐다. 하지만 그의 트로피 캐비넷은 비어 있다.
2019년 리버풀과의 챔피언스리그 결승, 2021년 맨체스터 시티와의 리그컵 결승 모두 쓴맛으로 마무리됐다. 위고 요리스, 해리 케인과 함께 한 시대를 이끈 손흥민에게 '우승 트로피'는 유일한 결핍이자 마지막 퍼즐이었다.
'가디언', '인디펜던트' 등 다수 영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손흥민은 결승전 미디어 데이에서 "지금의 내 모습은 오직 그 하나(우승)를 위해 버틴 결과다. 퍼즐을 완성하려면 모든 조각이 필요하다. 지난 10년 동안 마지막 조각을 찾기 위해 뛰었다. 이번에는 그 조각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토트넘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며 17위까지 떨어졌지만, 유럽 무대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AZ 알크마르,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FK 보되/글림트를 차례로 꺾었고, 결승 상대인 맨유와의 시즌 세 경기에서도 모두 승리를 거뒀다.
손흥민은 "누구보다 내가 이 트로피를 간절히 바란다. 나만 그런 게 아니다. 수많은 팬들이 같은 열망으로 우리를 응원하고 있다. 반드시 잘 준비해서 이뤄내고 싶다"라고 했다. /[email protected]
이인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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