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해제' 숨통 튼 시리아, 서방·중동 교류 늘리며 재건 박차
사우디·카타르, 218억 차관 대신 변제…서부 항만엔 투자 유치 새 화폐는 UAE·독일서 찍기로…러시아 입김 견제
사우디·카타르, 218억 차관 대신 변제…서부 항만엔 투자 유치
새 화폐는 UAE·독일서 찍기로…러시아 입김 견제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장기간 독재와 내전으로 경제가 황폐해진 시리아가 국제사회와 교류를 확대하며 재건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격적인 대(對)시리아 제재 해제로 그 흐름에 가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시리아의 1천550만 달러(약 218억원) 규모 차관을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가 공동 상환했다고 세계은행이 16일(현지시간) 밝혔다.
세계은행은 "이번 상환으로 세계은행이 시리아와 거래를 재개할 수 있게 됐다"며 "장기간 내전 이후 회복과 재건의 길에 올라선 시리아의 국민에게 필요한 개발 문제를 논의할 수 있게 됐다"고 반겼다.
사우디와 카타르는 최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춘계회의에 참석한 이후 시리아의 미 변제금을 대신 상환해주겠다고 약속했었다. 다만 이런 지원이 혹시라도 국제 제재 위반이 되는 것은 아닌지를 우려했었다.
이런 걱정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대부분 해소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순방 중이던 13일 사우디 리야드에서 시리아에 부과됐던 제재를 모두 해제하겠다고 깜짝 발표했다. 발표 다음 날에는 아흐메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대통령을 직접 만났다. 미국과 시리아 양국 정상의 직접 대면은 25년 만이었다.
제재가 해제된 이후 실제로 시리아에 대한 투자 소식이 즉시 들려왔다.
아랍에미리트(UAE)에 본사를 둔 국제 항구운영사 DP월드는 시리아 서해안 항구도시 타르투스에 8억 달러(약 1조1천억원)를 투자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시리아 임시정부와 체결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 해제 발표 이후 첫 대규모 투자 계약"이라며 "미국의 제재 해제를 신호탄으로, 절실했던 국제사회 투자가 가능해졌다는 사실이 알려질 거란 기대감이 시리아에서 커지고 있다"고 했다.
다소 '불편한 이웃'으로 꼽힌 시리아와 아랍에미리트(UAE)의 관계 개선 분위기도 감지된다.
로이터통신은 시리아가 새로 도입하는 화폐를 아랍에미리트(UAE)와 독일에서 인쇄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이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특히 시리아 고위 당국자들이 UAE의 조폐공사 격인 '오우몰라트'를 직접 방문해 화폐 계약 논의를 상당 부분 진척했다면서 UAE와 시리아가 관계를 개선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시리아는 독일에서도 여권 등 신분증, 화폐 등을 인쇄하는 국영기업 연방인쇄소와 일부 민간 기업 등과 함께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아는 기존에 자국 화폐 '시리아파운드'를 러시아에서 인쇄했다.
유럽에서는 시리아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한 방안을 계속 검토해왔었다.
유럽연합은 지난 2월 시리아에 부과했던 금융 분야 제재를 유예했는데, 특히 화폐 인쇄와 관련한 제재가 유예 대상에 포함됐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새 화폐 도안에는 작년 말 축출되고 러시아로 망명한 바샤르 알 아사드 전 대통령의 얼굴이 빠진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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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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