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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원조예산 삭감에 식량 1천370억원어치 창고서 썩는중"

전세계 3억명은 식량부족한데…100만명 3개월 먹일 분량

"트럼프 원조예산 삭감에 식량 1천370억원어치 창고서 썩는중"
전세계 3억명은 식량부족한데…100만명 3개월 먹일 분량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외 원조 예산을 대폭 삭감한 이후, 기아 위기 국가에 전달됐어야 할 막대한 분량의 구호식량이 기약 없이 창고에서 썩어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미국 국제개발처(USAID) 산하 인도주의지원국(BHA)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랍에미리트, 지부티(동아프리카), 미국 휴스턴 등에서 운영하는 창고에 식량 6만∼6만6천t이 보관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전직 USAID 직원 등 내부 소식통 5명에 따르면 보관 중인 품목은 고열량 비스킷(HEB), 식물유, 영양소 강화 곡물 등으로, 금액으로는 9천800만 달러(약 1천370억원) 규모에 이른다.
이 정도 식량이면 100만명 이상을 3개월 동안 먹여 살릴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같은 물량을 가자지구의 전 주민에게 나눠준다면 1달 반 이상을 지급할 수 있는 규모라고 한다.
보관 물량 가운데 일부는 조만간 사용기한이 만료된다. 기한이 지난 식품은 소각하거나 동물 사료로 용도를 전환하는 등 사실상 폐기해야 한다.
실제로 현재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창고에 보관 중인 고열량 비스킷 500t이 오는 7월 사용기한이 만료돼 폐기될 처지다.
통상적으로는 폐기되는 물량이 연간 20t 정도에 그친다는 것이 전직 USAID 직원의 증언이다. 폐기 사유도 이송·보관 중 파손 정도가 대부분이다.
대책 없이 썩어가는 식량을 다른 국제원조기구 등에 양도하는 방안도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이런 방안이 국무부 국제지원국에 제출됐으나 승인이 미뤄지고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취임 직후 미국 정부의 주요 대외 원조 프로그램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정부 구조조정을 담당하는 정부효율부(DOGE)가 USAID를 전면 해체하기로 하고 이를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계획에 따라 USAID는 오는 7월 1일과 9월 2일 총 2차례에 걸쳐 기존에 소속됐던 직원 대다수를 해고한다는 방침이다.
트럼프 정부의 국제원조 예산 삭감 이후, 식량 부족이 원래도 심각했던 가자지구나 수단에 대한 지원 역시 중단됐다.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약 3억명이 식량 부족으로 심각한 불안에 빠져 있으며 190만명은 기아가 극심한 상태다. 이 중 상당수가 가자지구와 수단에 집중돼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로이터는 아울러 미국의 원조 중단으로 영양실조 치료식(RUTF) 배급 역시 차질을 빚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넷 베일리 국제구조위원회 영양국장은 로이터통신에 미국의 예산중단으로 영양식 배급에 얼마나 큰 차질이 생겼는지 정확히 측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이거 하나는 분명하다. 만약에 어떤 어린이를 맡은 영양실조 치료시설(안정화센터)이 치료 물량을 받지 못하게 된다면, 영양실조 어린이 60% 이상이 매우 가까운 시일 내에 사망할 위험에 노출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전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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