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요 엄마, TV 보고 계신가요?" 마운드서 눈물 흘린 18K 폰세, 류현진 기록 도달한 순간 왜 울었나

어린 시절 어머니와 함께한 코디 폰세. /코디 폰세 SNS

한화 코디 폰세가 8회 류현진의 KBO 정규이닝 최다 탈삼진 타이 기록을 세운 뒤 눈물을 훔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OSEN=대전, 이상학 기자] “2017년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이 나서…”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31)가 마운드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KBO리그 역대 한 경기 최다 18탈삼진 대기록을 세운 날, 하늘나라에 있는 어머니를 떠올리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폰세는 17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치러진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8이닝 2피안타 1볼넷 18탈삼진 무실점 괴력투로 한화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8승째를 거두며 무패 행진을 이어간 폰세는 평균자책점을 1.68에서 1.48로 낮췄다. 평균자책점 1위를 유지하면서 박세웅(롯데)과 다승 공동 1위로 뛰어올랐다. 탈삼진 숫자도 93개로 늘리며 드류 앤더슨(SSG·77개)을 제치고 1위에 등극했다. 승률도 100%로 외국인 투수 최초 4관왕도 기대할 만하다. 2023년 투수 트리플 크라운으로 MVP를 차지한 NC 에릭 페디도 승률은 5위(.769)로 4관왕은 못했다.

한화 코디 폰세의 KBO 정규이닝 최다 18탈삼진 신기록을 알린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전광판. /한화 이글스 제공
시즌 10번째 등판인 이날이 베스트였다. 1회 시작부터 ‘KKK’ 이닝으로 기분 좋게 시작한 폰세는 8회 2사까지 노히터로 SSG 타선을 압도했다. 그 사이 무려 18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경기를 지배했다.
탈삼진 18개는 KBO리그 역대 한 경기 최다 타이 기록으로 ‘국보급 투수’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이 갖고 있었다. 해태(현 KIA) 소속이었던 1991년 6월19일 광주(무등) 빙그레전에서 13이닝 동안 18개 삼진을 잡은 바 있다. 그로부터 34년 만에 9이닝으로 18탈삼진 경기했다.
정규이닝 기준으로는 역대 최다 신기록이다. 현재 같은 팀 한화 소속인 류현진이 2010년 5월11일 청주 LG전에서 17개를 기록한 바 있다. 쉽게 깨지지 않을 기록이었는데 15년 만에 폰세가 경신했다.

한화 코디 폰세. /한화 이글스 제공
총 투구수 113개로 스트라이크 81개,볼 32개. 최고 시속 157km, 평균 154km 직구(53개)를 비롯해 체인지업(24개), 슬라이더(21개), 커브(15개)를 고르게 섞어 던졌다. 삼진 18개의 결정구를 보면 직구 8개, 체인지업 7개, 슬라이더 2개, 커브 1개로 모든 구종을 완벽하게 구사했다. 헛스윙 삼진 15개, 루킹 삼진 3개로 SSG 선발 타자 전원이 삼진을 당했다.
폰세는 8회 첫 타자 라이언 맥브룸을 헛스윙 삼진 잡으며 이날 경기 17개째를 기록했다. 전광판에 역대 타이 기록 알림이 뜨면서 1만7000석 전 좌석을 가득 메운 관중들이 환호했다. 이에 폰세도 마운드에서 감격한 듯 양손으로 눈물을 닦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 후 폰세는 마운드에서 눈물을 보인 이유에 대해 “2017년 돌아가신 어머니가 떠올라 감정이 한꺼번에 올라왔다. 오늘 어머니가 내 곁을 함께한 느낌이었다. 어머니가 관중석에서 직접 지켜봤다면 좋았을 텐데…마음속으로 어머니가 보고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폰세의 어머니는 제니퍼 씨는 2017년 12월 뇌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한화 코디 폰세. /한화 이글스 제공
17개 타이 기록과 함께 투구수 100개가 됐다. 양상문 한화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왔지만 교체는 없었다. 폰세는 “코치님도 더 던지고 싶은 나의 의지를 알고 있었고, 그만 던지자는 말은 없었다. 내 얼굴 보러 왔다고 하더라”며 “이런 기록을 한화에서 해낼 수 있어 영광이다. 류현진과 같은 팀에서 구장은 다르지만 같은 홈경기에 이런 대기록을 해내 더 기쁘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격스럽다. 류현진도 축하해줬다”고 말했다.
탈삼진 기록을 의식한 건 7회까지 16개를 잡은 뒤였다. 그는 “7회가 끝나기 전까지는 탈삼진 개수를 확인도 안 했다. 류현진이 기록을 갖고 있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정확히 몇 개인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탈삼진 기록은 깼지만 노히터는 아깝게 놓쳤다. 2022년 8월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 시절 노히트노런 게임을 달성한 바 있는 폰세는 그러나 이날 8회 2사 후 안상현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기록이 깨졌다.

한화 코디 폰세. /한화 이글스 제공
폰세는 “6회쯤 노히터 기록을 조금 의식했다.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런 경험이 커리어에서 몇 번 있었다. 항상 그때마다 8회 이후가 쉽지 않았다”며 “일본에서도 노히트노런을 한 적이 있지만 오늘이 조금 더 감격적이다. 오늘 일어난 모든 일들 때문이다. 한화 팬들이 내 이름을 연호할 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 우리 팬들이 얼마나 열정적인지 알 수 있었다. 정말 놀라웠다”고 감격했다.
좋은 수비로 뒷받침해준 야수들, 전정우 1군 데이터분석 파트장을 비롯해 전력분석팀들의 보이지 않는 도움에도 고마워한 폰세는 다시 한 번 가족 이야기를 꺼냈다. 그의 아내 엠마가 한국에서 같이 생활 중인데 현재 딸 아이를 임신 중이다. 경기 후 아내의 배를 만지며 기념 사진도 찍은 폰세는 “10월에 태어날 첫 아기가 딸이다. 딸이 내게 모든 운을 가져오고 있는 것 같다. 우리가 포스트시즌에 간다면 딸은 한국에서 출산할 가능성이 높다. 플레이오프 베이비가 될 것이다”며 활짝 웃었다.
그러면서 폰세는 다시 한 번 어머니를 떠올렸다. 어머니에게 하고 싶은 말로 “아이 러브 유”라고 답한 폰세는 “마이너리그에 있을 때 (TV 중계가 없어) 어머니가 ‘TV에 나올 정도로 잘해라. 그래야 내가 집에서 TV로 편히 볼 수 있지 않겠냐’는 농담을 자주 하셨다. 지금 TV에 나왔으니 어머니도 보고 계실 것이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email protected]

어린 시절 코디 폰세 가족. /코디 폰세 SNS
이상학([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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