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일부 식당, 남은 음식 포장에 수수료 부과 논란

남은 음식 안 챙기던 아르헨국민 습관, 경제 위기로 변화

아르헨 일부 식당, 남은 음식 포장에 수수료 부과 논란
남은 음식 안 챙기던 아르헨국민 습관, 경제 위기로 변화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아르헨티나에서 손님이 남은 음식을 포장해달라고 요구하면 이에 따른 추가 수수료를 받는 일부 식당 때문에 논란이 일고 있다고 현지 일간 클라린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 8위 국토 면적에서 풍부한 식량을 생산하는 아르헨티나에서 과거엔 식당에서 남은 음식을 싸가는 문화가 거의 없었으며, 그것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경향까지 있었다.
클라린은 "창피하다" 혹은 "구두쇠로 보이기 싫다"라는 이유로 음식 싸가기를 꺼리던 시민들이 고물가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변하고 있는 데다, '음식물 싸가기'가 하나의 유행으로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일부 식당들이 포장비를 따로 받고 있다고 전했다.
2017년 부에노스아이레스시 정부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식당에서 남은 음식을 종이상자에 포장해주는 파일럿 사업을 시행했으나, 시민들의 무관심으로 실패했다.
하지만, 불과 10년도 되지 않아 고물가 경제 위기로 시민들이 습관이 바뀌면서 더 많은 사람이 남은 음식 포장을 하나의 습관으로 받아 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식당들이 남은 음식 포장에 소정의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것이 합당한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대부분의 식당은 추가 수수료 없이 포장해 주지만, 일부 식당은 추가 수수료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요식업계 관계자는 경제침체로 인한 외식 소비 하락, 고물가로 인한 해외 관광객 감소 및 각종 비용 상승으로 음식 포장에 들어가는 비용을 무시할 수 없어 난처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플라스틱 용기, 스티커, 로고가 들어간 비닐백 등 음식물을 포장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음식 가격의 5∼10%까지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불경기로 음식 가격을 올리기 힘든 상황에서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현지의 엑스(X·옛 트위터)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포장비가 그리 많이 들어가지 않는데 당연히 남는 걸 싸줘야 한다'는 반응과, '포장비가 비싸지 않으면 손님이 흔쾌히 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등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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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