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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커피 원가 120원, 판매 1만원"…카페 주인들 뒤집어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16일 오후 군산시 구시청광장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커피 한 잔 원가는 120원, 판매가는 8000원에서 1만원”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자영업자들은 현실과 다른 발언이라며 반발했다.

이 후보는 지난 16일 전북 군산시 구 시청광장 유세에서 계곡 불법영업을 카페로 전환한 사례를 언급하며 자신의 행정 경험을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여름 한 철 5000만원에서 몇 억 번 다음 벌금 300만원 내면 됐다”, “계곡에 아이들 데려가서 발 좀 담그려고 하면 닭죽 5만 원짜리 최소 두 그릇 안 사 먹으면 못 들어가게 했다”며 횡행하던 불법영업 실태를 언급했다. 또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래 좋은 계곡에 평상 설치하고 독점해서 자릿세 받는 거 아무도 제압 못했다”며 자신이 문제 해결에 성공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 후보는 상인들을 설득했다면서 “닭죽 한 그릇 6만원씩 받고 파니 사람들이 안 오지 않느냐. 싹 정리한 다음 깨끗하게 정비해서 많은 사람이 오게 한 다음에 닭죽 말고 커피와 차를 팔자고 했다”고 구체적으로 이야기했다. 또 “(정책에) 안 따르면 강제 철거하고, 형사처벌하고 지원도 안 해준다 했고, 반대로 협조하고 빨리 철거하면 돈도 지원해주고 주차장·화장실·산책로도 만들어줄테니 어느 걸 고르겠냐고 했더니 그분들이 알아서 싹 철거했다”고 자세히 설명했다.

여기서 논란의 발언이 나왔다. 카페의 수익성을 부각하기 위해 “닭 5만원 받으면서 땀 삐질삐질 흘려 1시간 동안 고아서 팔아 봐야 3만원밖에 안 남는데, 커피 한 잔은 8000~1만원을 받을 수 있는데 알아보니 원가가 120원이더라”라고 말한 대목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16일 오후 전북 군산시 구시청광장에서 유세를 펼치기 위해 무대로 오르고 있다.뉴스1

설득을 통한 행정의 성공이 이 후보 발언의 주제였지만, 온라인상에서 ‘커피 원가 120원’이 더 주목받았고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네티즌들은 “발에 치이는 게 카페인데 커피원가 120원에 커피 한 잔이 10000원인 게 맞으면 그 사장님들 다 재벌일 듯. 미처 몰랐네”,“커피 원가는 커피와 부자재.임대료.인건비 등을 합산해야지 순수 커피만 계산하는 게 경제냐?”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또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는 이 후보가 원가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다며 비판하는 글이 이어졌다. 자영업자들은 “우리 카페업 종사자들은 그동안 20배 이상의 폭리를 취하는 중이었나”, “카페 주인들 다 혈압 올라가는 소리다”, “요즘 원두값 너무 올라서 미치겠는데 어느 세상 이야기인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국민의힘도 강하게 비판했다.

신동욱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본인의 치적을 내세우기 위해서라면 소상공인을 악덕 폭리사업자로 매도하는 것쯤은 아무 일도 아니냐”며 “소상공인의 사정도 이해 못 하고 매도한 발언을 즉각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 후보는 커피 원가를 ‘원두 가격’의 줄임말쯤으로 이해했나 본데, 그런 수준의 경제지식으로 어떻게 나라 경제를 이끌겠나”라고 했다. 그는 또 “게다가 (이 후보는) 같은 연설에서 8년 전 망신을 샀던 호텔경제론을 또다시 꺼내 들었다고 한다”며 다른 발언도 문제 삼고 나섰다. 이른바 ‘호텔경제론’에 대해 “호텔에 10만원 예약금을 지불하면 마을 전체를 순환하고, 마지막에 여행객이 취소해서 예약금을 도로 받아가도 경제가 활성화된다는 황당무계한 사이비 경제이론”이라고 지적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페이스북 캡처

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 후보 말대로 커피 원가가 120원이라서 카페 소상공인들이 폭리를 취하는 중이라면, 대한민국 사람들 다 카페 차리고, 워런 버핏도 한국에서 카페 차릴 것”이라며 “이재명 후보 일행도 대장동 백현동 불법사업 대신 카페 차렸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는 무능해서 더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김문수 대선 후보도 이날 페이스북에 “‘커피 한 잔의 원가가 120원’이라고 언급한 이 후보는 자영업자의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것 아닌가”라며 “하루하루 힘겹게 장사하시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께 즉각 사과부터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커피 원가가 120원인데 너무 비싸게 판다’는 이 후보의 발언에 커피로 생계를 이어가는 수많은 자영업자들은 가슴을 쳤다”고 했다.

18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제21대 대선 1차 후보자 토론회 중계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이날 진의가 왜곡됐다고 했다.

이건태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법률대변인은 이날 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특히 김 비대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이 후보는 ‘너무 비싸게 판다’는 말을 한 사실이 없다”며 “김 비대위원장의 낙선을 목적으로 한 허위사실 공표에 엄중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후보의 발언은 국민의 계곡 이용권을 보장하면서도 거기서 장사하는 분들의 생계를 보장해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취지”라며 “그런데도 김 비대위원장은 이 후보가 커피숍 자영업을 하신 분들이 마치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비난한 것으로 왜곡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후보는 5년 전 커피 한 잔에 들어가는 원두의 원가를 말한 것이고 그 외의 인건비나 부자재비, 인테리어비 등 제반 비용을 말한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이날 저녁 이재명 후보도 대선 후보 첫 TV토론회에서 김문수 후보가 “커피 한 잔의 원가가 120원이라고 발언했다”고 묻자 “말에는 맥락이 있다. (2019년 계곡 철거 때) 원료값이 이 정도 드는데 (업종을 바꾸면) 닭죽을 파는 것보다 나은 환경에서 영업하게 도와준다고 했다는 말을 한 것인데 왜곡했다”고 설명했다.



조문규.김은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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