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탈당'에도 "위장이혼 아니냐"…보수 빅텐트 못치는 국힘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을 떠났다. 보수 진영의 잇따른 압박에도 버티던 그는 대선 첫 TV 토론회를 하루 앞둔 17일 “국민의힘을 떠나는 것은 대선 승리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며 탈당을 선언했다.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단절을 대선 운동의 전환점으로 삼아왔던 국민의힘은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브리핑에서 “지난 일주일 동안 언론의 관심이 윤 전 대통령 탈당 문제에 집중되면서 김 후보의 장점과 진면목을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는 내부 분석이 있었다”며 “남은 2주간 더 자유롭게 유세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특히 국민의힘에선 윤 전 대통령 탈당을 계기로 과거 청산과 범보수 진영 통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됐다는 기대감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내란 프레임’을 피하는 동시에, 보수 진영의 마지막 퍼즐이자 변수로 꼽히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포석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당장 이날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국민의힘은 윤 전 대통령을 제명했어야 한다”며 “‘나가주십쇼’ 부탁하니 ‘잠깐 나가 있겠다’ 하는 것인데, 그럴 거면 뭐하러 탈당하나”라고 말했다. 이준석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에 “(윤 전 대통령이) 탈당한다고 비상계엄 원죄를 지울 수 없다. 부정선거 망상에 빠져 이 사달을 일으킨 장본인이 자유, 법치, 주권, 행복, 안보를 운운하는 것이 역겹다”며 “이 사달에 공동책임이 있는 후보가 윤석열과 함께 물러나는 것이 이준석과 이재명의 진검승부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내부 통합도 요원한 상태다. ▶탄핵 반대에 대한 당의 입장 선회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절연 ▶자유통일당 등 극단 세력과의 선 긋기를 선대위 합류 조건으로 내건 한동훈 전 대표는 20일부터 독자적인 지방 유세에 나선다. 부산 수영과 강원 원주 등 친한동훈계 지역구이거나,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윤 전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를 공천 배제했던 대구 중-남, 충북 청주상당 지역 등을 찾는다. 이에 당에선 “대선 지원보단 자신의 차기 당권 준비에 집중하는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또 국민의힘은 탈당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선대위 합류를 요청하기 위해 이날 유상범ㆍ김대식 의원 등 홍 전 시장 경선 캠프에 몸담았던 인사를 미국 하와이에 특사로 파견했다. 이들은 김 후보의 손편지를 전달할 계획이다. 홍 전 시장은 경선 탈락 뒤 윤 전 대통령과 친윤 의원 등을 겨냥해 “이 새x들 미쳐도 좀 곱게 미쳐라” “자신들이 국민의짐이 된 줄도 모른다”는 등 강한 비판을 이어왔다.
김기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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