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0억 영입생 대신 공미 수미로 쓴 펩의 궤변, "선수가 없어서 어쩔 수 없었어"

[OSEN=이인환 기자] "아 우리 팀 수비형 미드필더가 없다".

맨체스터 시티는 1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잉글랜드 FA컵 결승에서 크리스탈 팰리스에 0-1로 패했다. 슈팅 23개를 퍼붓고도 끝내 팰리스 골문을 열지 못하며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이로써 맨시티는 2시즌 연속 FA컵 준우승에 그쳤다. 맨시티가 무관으로 시즌을 마친 건 2016-2017시즌 이후 8시즌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가 트로피를 하나도 들어 올리지 못한 것 역시 커리어 전체를 통틀어 두 번째 일이다.

반면 팰리스는 1905년 창단 이후 첫 메이저 대회 트로피를 거머쥐며 새 역사를 썼다. 그동안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와 리그 원(3부리그) 우승밖에 없었다. FA컵으로만 봐도 1871년 창설 이후 164년 역사상 최초의 우승이다. 이번 우승으로 팰리스는 다음 시즌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무대까지 밟게 됐다.

이번 경기는 더 브라위너의 맨시티에서 마지막 결승전이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아쉬운 패배. 그는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팀의 준우승을 막지 못했다. 

맨시티로서는 너무나 아쉬운 준우승이다. 경기 내내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며 팰리스 골문을 두드렸지만, 모두 헨더슨의 선방쇼에 막히고 말았다. 오히려 전반 16분 역습 한 방으로 에베레치 에제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이를 만회하지 못했다.

결국 무관이 확정된 맨시티다. 맨시티는 프리미어리그에서 힘겨운 4위 경쟁을 벌이고 있고, 리그컵에선 4라운드 만에 짐을 쌌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16강 플레이오프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만나 탈락하고 말았다.

한편 이날 다시 한 번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이나 선수 기용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이날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기존 선수진 대신 더 브라위너와 베르나르두 실바를 기용하는 기책을 펼쳤다. 로드리가 부상이라고 하나 마테오 코바치치, 니코 곤잘레스 등의 선수가 있기에 이해할 수 없는 결정.

실제로 더 브라위너와 실바는 자신의 제 포지션이 아닌 3선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왜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더 브라위너와 실바를 기용했는냐"라는 질문에 "코바치치의 핏이 좋지 못했다. 그렇지 않았으면 그를 기용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풀이라면 곤잘레스의 경우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는 선수라는 것. 겨울 이적 시장에서 6000만 유로(약 970억 원)에 데려온 선수이기에 과르디올라 감독의 선수 기용이 문제라는 비판도 많다. 실제로 최근 5경기에서 곤살레스는 빌라전 벤치, 노팅엄전 교체로 1분, 울버햄튼과 리그 경기 1분, 사우스햄튼전 벤치, 팰리스전 벤치에 그쳤다. 

여러모로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시티에게 미증유의 위기가 찾아온 것은 분명해 보인다. /[email protected]


이인환([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