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기맨 “누가 봐도 미쳤다 싶을 정도로 웃기려 했다”

그는 ‘옹기맨’이라는 이름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유튜브에서 수백만 명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옹기맨은 지난 5일 폐막한 ‘2025 울산옹기축제’를 홍보하기 위해 제작한 20초짜리 영상이다. 유명 게임 캐릭터를 패러디한 이 영상에서 정 주무관은 게임 속 항아리 대신 옹기 안에 들어가 도끼를 든 채 등장한다. 옹기는 울주군 외고산에서 직접 제작했다. “옹기만 나오면 재미없잖아요. 그래서 제가 들어갔습니다.”
영상은 지난달 27일 울주군 공식 유튜브 채널에 처음 올라간 뒤 18일 현재 유튜브 80만 회, 인스타그램 173만 회를 훌쩍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확산하고 있다. ‘요즘 울산 사람들, 옹기 타고 다닌다더라’는 등의 댓글이 수천개 달리고 영상은 각종 패러디로도 이어졌다. 옹기축제가 열린 현장에는 ‘옹기맨 포토존’이 설치됐고 영상 속 주인공인 정 주무관이 직접 출연해 관람객과 사진을 찍는 행사까지 열렸다. 정 주무관은 “누가 봐도 ‘미쳤다’ 싶을 정도로 웃기는 게 기준이었죠”라고 했다.
옹기맨의 분장, 진지한 표정과 도끼 든 몸짓, 영상 설정은 그와 촬영 감독이 회의하던 중 나온 아이디어였다.
정 주무관은 지난해 9월에는 ‘과즙맨’으로 등장했다. 울주배 홍보를 위해 제작한 6초 영상에서 그는 배를 베어 물고 과즙이 분수처럼 튀어나오는 장면을 연출했다. 이 영상은 인스타그램에서 150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소화기 대신 울주배를 사야겠다’는 댓글이 이어졌고, 울주배 주문량이 덩달아 늘었다.
정 주무관은 영상이나 콘텐트 제작 전문가가 아니다. 학창시절 전공도 영어학(한국외대)이다. 관련 자격증이 있는 것도 아니다. 2020년 울주군청 ‘정기 인사’로 유튜브 홍보 영상 업무를 맡기 전까지 그는 평범한 지방 행정직 공무원이었다. 정 주무관은 “영상 업무를 담당하고 고민이 생겼어요. 재미와 지역성을 함께 담아야 하는데 쉽지 않아서요”라고 했다. 그는 수시로 다양한 콘텐트를 보고 분석하면서 디지털 흐름을 익히고 있다.
늘 웃음과 화제를 몰고 다니는 옹기맨이나 과즙맨이지만 정 주무관의 목표는 진짜 공무원스럽다. “아직도 울산 울주군을 경북 울진군으로 아는 분들이 있어요. 콘텐트로 정확히 울주군을 각인시켜야겠다는 게 저의 목표입니다. 더 강력한 캐릭터로 돌아오겠습니다.”
김윤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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