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김문수 시장 간 이유? 대선 끝나면 '이 주식' 뜬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이 하나같이 강조하는 키워드는 단연 ‘민생 경제 활성화’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대(0.8%)로 낮췄을 만큼, 소비 둔화와 투자심리 위축이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내수는 한국 경제에서 수출과 맞물려 톱니바퀴처럼 작동해 왔다. 역대 대선을 살펴보면 선거 전후로 수혜받았던 종목들의 공통점이 있다. 중앙일보의 프리미엄 재테크 콘텐트 ‘머니랩’은 분야별 전문가들과 함께 ‘새 정부 훈풍’을 맞을 수 있는 내수 분야를 선정하고 주요 유망 기업들을 살펴봤다.
누가 되든 즉각적 내수 성과 필요…리테일·식품 기업들 성장세 클 듯
#후보가 전통시장에 들어서자 “○○○! ○○○!” 지지자들의 연호가 이어진다. 후보는 상인들의 손을 맞잡으며 “요즘 장사하기 힘드시죠?” 묻는다. 한 상인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녹두전을 후보 입에 집어 넣어준다. 후보는 엄지를 치켜세우며 말한다. “제가 내수를 일으키고 서민경제를 꼭 살리겠습니다.”
선거철마다 등장하는 장면 한 토막이다. 미국발(發) 관세 충격에 구조적인 장기 침체 등 대내외 복합 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수 부양’은 차기 정부의 가장 시급한 과제가 됐다. 최준철 브이아이피자산운용 대표는 “내수가 살아나기 위해선 결국 소비심리가 가장 중요하다. 주변에서 돈을 쓰지 않는 분위기면 모두 함께 지갑을 닫지만, 너도나도 여행을 간다고하면 그런 마음이 조금 풀리지 않느냐”며 “새 정부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해 주고, 얼어있는 소비심리를 얼마나 녹여줄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통상 내수주는 수출주와 달리 경기 변동성에 상대적으로 둔감하고 방어적 성격이 있지만,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최근 시장 상황에선 어쩔 도리 없이 함께 움츠러들었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선 “대선 직후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해 추가 추경이 이뤄질 것이고, 내수주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국회가 지난 1일 13조8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시켰고, 민주당을 중심으로 2차 추경론까지 나오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박유안 KB증권 연구원은 “대선 이후 정국을 더 살펴봐야 하겠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대선과 추경 직후 증시에선 새 정부의 내수 부양 의지와 정책 기대감으로 소비심리 회복을 반영하는 모습을 보여왔다”고 짚었다.
◆내수주 전통 강자 ‘리·뷰·어’ 전망은=내수 활성화의 핵심은 ‘내국인 소비 확대’지만 ‘플러스알파’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외국인 관광객의 유입이다. 최준철 대표는 “국내에서 소비심리를 만드는 건 중장기적 전략이다. 새 정부가 당장 성과를 내기 위해선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수밖에 없다”며 “단군 이래 처음으로 주류(主流) 문화 반열에 올라선 K컬처의 주가가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매력을 느끼는 분야를 찾는 게 또 하나의 플러스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파워’ 뷰티 ‘중국 호재’ 미디어…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α’ 요인
리테일·식품업은 일상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산업인 만큼 내수 경기 변동의 ‘바로미터’로 불린다. 김혜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대선 이후 전반적 소비심리가 살아날 것으로 보면서 현대백화점·이마트·롯데칠성 등의 실적 성장을 예상했다. 그는 “현대백화점은 VIP 위주의 고정 수요층에다가 소비심리 확대 시 추가 반등 여력이 있고, 이마트는 원가 개선과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 효율화를 이뤄낸데다가 오프라인 유통에서 입지가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식음료산업의 경우 “대부분이 해외에선 성장하고 있지만, 내수 부진으로 실적이 상쇄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롯데칠성의 턴어라운드를 예상했다.
뷰티·코스메틱 산업은 K뷰티의 글로벌 진출 확대 덕분에 다른 업종보다 상대적으로 덜 위축됐던 분야지만, 경기활성화 시 더 성장할 수 있는 분야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인디(중소) K뷰티 브랜드가 미국·유럽·중동 등에 진출해 주목받고 있다”며 이들 브랜드와 연관성이 높은 위탁생산(ODM)업체 코스맥스·한국콜마에 주목했다. 그는 “최근 정부에서 K뷰티 수출주도 브랜드의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해 정책자금 지원 같은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내수 외에도 수출이라는 추가 모멘텀이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국내 미디어 산업은 K컬처의 원동력이다. 하이브·에스엠·JYP Ent 등 국내 엔터사들은 코로나19 당시 음반 시장의 초고성장, 온라인 공연 시장 확대 등으로 매출이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중국 진출 기회가 열리는 것도 이들에겐 호재다. 최준철 대표는 “한한령(限韓令) 이후 얼어있던 한·중 간의 심리가 해빙하는 분위기인데, 엔터사들 입장에선 그동안 없던 시장이 열리는 것이고 관세 리스크도 낮다”며 “K컬처를 매개로 국내 관광·면세점 산업을 비롯해 뷰티·식음료까지 훈풍이 퍼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엔 블랙핑크·BTS 등 인기 아티스트의 컴백이 예정돼있고, 공연과 함께 굿즈(goods·기획상품) 아티스트 팝업스토어도 확장할 것”이라면서도 “미디어분야는 TV광고 수익이 줄고 제작비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중국 시장이 열려야 큰 업사이드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내수 위축 단골처방 ‘건설·인프라’…구체적 정책 보고 투자 결정하길
◆건설로 경기부양? “당분간 지켜봐야”=일반적으로 민간 소비와 투자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는 정부가 건설 투자를 일으켜 경제를 자극하곤 했다. KB증권에 따르면 지난 4개 정부(이명박·박근혜·문재인·윤석열)가 출범 1개월 전 건설·건축기업 평균 주가 수익률은 -9.29%였지만, 출범 1개월 뒤 4.17%로 빠른 전환세를 보였다.
주요 후보들도 주택 공급 활성화를 비롯해 ▶세종 행정수도 완성(이재명 후보) ▶광역급행철도(GTX)를 전국 5대 광역권으로 확장(김문수 후보) 등 건설·인프라 투자 계획을 언급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새 정부의 구체적 건설·인프라 정책 방향을 지켜봐야 한다. 특정 기업들에 수혜가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서울의 아파트 입주물량이 내년부터 절반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전월세 시장이 하반기부터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새 정부도 이에 대한 대책 마련 차원에서 주택 공급 활성화 기조를 보일 것”이라며 “대선 이후엔 건설·건자재 분야에 거쳐 일부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본다. 또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확대할 경우 시공 순위 30위권 이하의 중견 건설사들이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개별종목 고민된다면, ETF 선택지=국내외 경기와 상관없이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이면서, 내수가 살아날 때 더 큰 수혜를 받는 종목으로 구성된 상장지수펀드(ETF)도 있다. KB자산운용의 ‘RISE 내수주플러스’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필수소비재’가 대표적이다. 2019년 상장된 ‘RISE 내수주플러스’는 최근 1달(지난 16일 기준, 분배금 재투자를 가정한 세전 수익률·NAV)간 6.76%, 2017년 상장된 ‘KODEX 필수소비재’는 9.9%의 수익률을 보였다.
두 ETF 모두 KT&G의 보유비중이 가장 높았다(16일 기준 RISE 8.24%, KODEX 22.34%). 이밖에 ‘RISE 내수주플러스’는 KT·한국전력·LG전자·SK텔레콤 등을 담았는데, 김동환 KB자산운용 ETF운용1팀장은 “내수주들은 조선·방산주 등과 비교했을 때도 하방 위험보다 상승 여력이 더 크고, 유틸리티 기업들의 실적향상도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KODEX 필수소비재’는 삼양식품·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에이피알 등을 담았는데, 이대환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지금처럼 시장 불확실성이 크고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방어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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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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