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대선 친유럽 후보 '박빙 1위'…내달 1일 결선(종합)
여당 바르샤바 시장 31.4%, 야당 보수 역사학자 29.5%
여당 바르샤바 시장 31.4%, 야당 보수 역사학자 29.5%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폴란드 대통령 선거에서 친 유럽연합(EU) 성향의 집권 여당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득표율이 과반에 못 미쳐 내달 결선투표를 치르게 됐다.
19일(현지시간) 폴란드 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 결과에 따르면 전날 1차 투표에서 시민플랫폼(PO)의 라파우 트샤스코프스키(53) 후보가 31.36%, 민족주의 우파 야당 법과정의당(PiS)의 지지를 받는 무소속 카롤 나브로츠키(42) 후보가 29.54%를 득표했다.
자유독립연맹(KWiN)의 스와보미르 멘트젠(38) 후보가 득표율 14.81%, 폴란드왕권연맹(KKP)의 그제고시 브라운(58) 후보가 6.34%로 각각 3·4위를 기록했다.
득표율 50%를 넘긴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서 트샤스코프스키·나브로츠키 후보가 내달 1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현지 매체들은 멘트젠을 비롯한 극우 후보 지지 표가 어디로 쏠리느냐에 따라 결선투표 결과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멘트젠 후보는 EU와 관계, 우크라이나 지원 등 핵심 이슈에서 나브로츠키 후보와 유사한 포퓰리즘적 공약을 내걸었다.
멘트젠보다 더 극우 성향으로 평가받는 그제고시 브라운(58)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극우 후보를 선택한 유권자가 21%를 넘는다.
반면 연정 파트너 '제3의길'의 시몬 호워브니아(48) 후보가 득표율 4.99%로 5위를 기록하는 등 트샤스코프스키를 포함한 연정 참여정당 후보들의 합계 득표율은 약 40%에 그쳤다.
이달 13∼15일 공영방송 TVP의 양자 대결 여론조사에서는 트샤스코프스키 후보가 지지율 49%로 나브로츠키 후보(45%)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대선은 2023년 집권 이후 EU와 관계 개선을 추진해온 중도 자유주의 여당과 폴란드의 국익이 우선이라는 우파 민족주의 PiS의 맞대결로 치러졌다.
PO는 연립정부 주도 세력인 6개 정당 연대체 시민연합(KO)에서 규모가 가장 큰 정당으로 도날트 투스크 총리가 대표를 맡고 있다. 유럽의회 의원을 지내고 2018년부터 바르샤바 시장으로 재직 중인 트샤스코프스키 후보는 낙태권 보장과 성소수자 인권 보호 등을 내세웠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를 서방 자유주의와 동유럽식 민족주의 사이의 선택으로 규정했다.
보수 역사학자인 나브로츠키 후보는 폴란드 헌법이 유럽법에 우선한다며 유럽 난민협정에서도 탈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적극 협력해 안보 불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약했다.
폴란드는 의회 다수당 소속 총리가 내각을 꾸리고 실권을 행사하지만 대통령도 군 통수권과 법안 거부권, 사면권 등 상당한 권한을 갖는다. PiS 측 인사인 안제이 두다 대통령은 이같은 권한을 이용해 2023년 12월 취임한 투스크 총리의 개혁 작업을 저지해 왔다.
2020년 대선에서는 트샤스코프스키 후보가 두다 대통령과 결선에서 맞붙었다가 득표율 2.06%포인트 차이로 패했다. 2015년 처음 당선돼 연임 중인 두다 대통령은 3연임 제한에 걸려 오는 8월 퇴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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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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