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 이후 포석?…러시아, 핀란드 접경지에 군사력 증강
핀란드측 "러, 우크라전 끝나면 병력 수천명 국경 재배치할 듯"
핀란드측 "러, 우크라전 끝나면 병력 수천명 국경 재배치할 듯"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러시아가 핀란드 국경 인근에 군사기지를 강화하고 군사 인프라를 건설해왔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위성사진을 토대로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관계자가 확인한 위성사진들을 보면 핀란드와 인접한 러시아 영토에 새로운 텐트들이 줄지어 들어서고, 군사 장비를 보관할 수 있는 새로운 창고, 전투기 격납고의 개조 공사,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잡초로 덮여 있던 헬리콥터 기지에서 꾸준한 건설 활동이 보인다.
우선 러시아 헬리콥터가 20년 만에 북극권 항구 도시인 무르만스크 인근 기지로 돌아왔다.
또 러시아 전투기 수십 대가 올레냐 공군기지에서 목격됐다. 올레냐 기지는 핀란드 기지에서 160㎞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약 1년 전에는 핀란드에서 60㎞가량 떨어진 러시아 기지 카멘카에 100개가 넘는 새로운 텐트가 설치됐다.
군사전문가 에밀 카스테헬미는 "그들은 여단을 사단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이는 국경 근처 부대가 수천 명씩 늘어날 것이란 의미"라고 말했다.
핀란드와 가까운 알라쿠르티, 그리고 페트로자보츠크에는 최소 수십 대 차량을 수용할 수 있는 새 건물들이 들어섰다.
그밖에 에스토니아에서 약 130㎞ 떨어진 기지에도 새로운 텐트와 군사 장비가 목격됐다.
이 같은 움직임은 러시아의 더 크고 장기적인 확장의 초기 단계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일단 NATO 관계자는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하기 전 우크라이나 국경을 따라 병력을 증강하던 것과는 전혀 다르다는 입장이다. 핀란드 역시 아직까지는 이를 큰 위협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핀란드는 2년 전 NATO에 가입한 회원국으로, 러시아측의 이러한 움직임엔 분명 자국에 가해지는 서방의 위협에 대한 러시아측 인식이 반영돼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러시아와 핀란드 간 국경 1천340㎞는 이제 러시아와 서방 동맹 사이의 최장 경계선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 경계선이 점차 경쟁이 치열해지는 북극권(Artic Circle)에 속한다는 점에서 분쟁 지역이 될 위험 역시 크다고 보고 있다.
핀란드와 미국은 최근 이 지역에서 북극 워게임을 실시했으며, 이때 적국으로 추정되는 세력은 러시아였다.
NATO 고위 관계자는 NYT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러시아는 군대를 점점 더 북쪽으로 재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북극과 북극에 대한 접근성이 강대국 지위의 핵심이라고 믿는다고 그는 설명했다.
핀란드군 관계자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의 고강도 국면이 끝나면 병력 수천명을 핀란드 국경을 따라 재배치할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가 위협적인 수준으로 병력을 증강하기까지 5년 정도의 시간이 있다는 게 이들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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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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