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마일’ 건넌 셰플러, 통산 3번째 메이저 우승
![PGA챔피언십에서 5타 차로 우승을 확정한 후 환호하는 스코티 셰플러. [AFP=연합뉴스]](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5/20/70df5335-f57e-4d5a-a7bf-10a8f3a871e2.jpg)
최종 결과는 셰플러의 압승이지만 과정은 그렇지 않았다. 1, 2라운드는 폭우 때문에 페어웨이가 축축해 사달이 났는데 최종라운드는 그린이 말라 돌처럼 딱딱했다. 이 ‘콘크리트’ 그린을 가장 잘 건너간 선수는 LIV 골프로 간 존 람(31·스페인)이었다. 셰플러에 5타 뒤진 공동 5위로 김시우와 같은 조에서 경기한 람은 7번 홀까지 파로 버티다가 8번 홀부터 11번 홀까지 3타를 줄였다. 그 사이 셰플러가 두 타를 잃은 터라 두 선수는 동타가 됐다.
16~18번 홀은 퀘일 할로 골프장이 자랑하는 ‘그린 마일’이다. 그린 마일은 스티븐 킹의 소설이자 이를 원작으로 한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제목이기도 하다. 사형 집행장으로 걸어가는 마지막 길을 ‘라스트 마일’이라고 하는데, 소설에 나오는 교도소는 이 길바닥이 녹색이라 ‘그린 마일’이라고 했다. 그만큼 무시무시한 곳이라는 의미다.
16번 홀에서 람은 티샷 훅을 내면서 보기를 하더니 다음 두 홀에서 연거푸 더블보기를 했다. 그린 마일에서만 5타를 잃었다. 전날 3라운드에서는 LIV 골프의 브라이슨 디섐보(32·미국)가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가 16번 홀에서 보기, 17번 홀에서 더블보기를 하며 미끄러지기도 했다. 반면 셰플러는 쉬운 홀에서 차분하게 점수를 줄이고 그린 마일을 1오버파로 통과해 결국 5타 차로 우승했다. 지난해 셰플러는 이 대회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경기장에 오다가 교통경찰에 연행돼 유치장 신세를 지고 우승 기회를 날렸다.
![우승컵 앞에 선 셰플러의 가족. 왼쪽부터 어머니 다이앤, 스코티 셰플러, 아들 베넷, 아내 메러디스, 아버지 스콧. [AFP=연합뉴스]](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5/20/6a8348a3-5c40-4e03-8fb9-c18deb3a7fb0.jpg)
이번 우승으로 셰플러는 메이저대회 3승째를 기록했다. 마스터스에서 두 번 그린 재킷을 입은 그는 이번 대회 그린 마일의 끝에서 다시 축배를 들었다. 그는 2022년 마스터스에서 3타 차, 2024년 마스터스에서 4타 차, 이번 대회에선 5타 차로 우승했다. 1983년 세베 바예스테로스(1957~2011) 이후 첫 세 번의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3타 차 이상으로 우승한 첫 선수가 됐다. 최근 더 CJ컵에서 8타 차로 우승했던 셰플러는 2개 대회 연속으로 5타 차 이상으로 우승하는 기록도 세웠다. 타이거 우즈가 이전에 두 차례 같은 기록을 세웠다. 김시우는 “셰플러의 실력은 현재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라고 했다.
한편, 셰플러의 드라이버도 이번 대회를 앞두고 실시한 테스트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셰플러는 “오래 쓰면 페이스가 닳아 이런 현상이 생긴다. 부적격 판정이 날 때가 된 것 같아 헤드를 준비해 문제없이 경기했다”고 밝혔다. 로리 매킬로이(36·북아일랜드)도 이번 대회를 앞두고 드라이버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그 때문인지, 이번 대회에서 드라이브샷이 좋지 않았다. 매킬로이는 최종합계 3오버파 공동 47위로 대회를 마쳤다.
성호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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