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사설] 의도 미심쩍은 민주당 ‘판사 향응’ 압박…진상규명은 필요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 대변인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룸살롱 출입 증거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귀연 판사 술집 사진 공개, 접대로 단정은 어려워



사법부 독립 침해 우려…법원도 진위 제대로 밝혀야

어제(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및 직권남용 혐의 재판 시작 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의 재판장인 지귀연 부장판사가 이례적인 신상 발언을 했다. 지 부장판사는 “삼겹살에 소주를 사주는 사람도 없다”며 더불어민주당이 제기한 유흥주점 향응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법정에 들어서 착석하자마자 “최근 저에 대한 의혹 제기로 우려와 걱정이 많은 상황을 알고 있다”며 “다들 궁금하게 생각해서 (말씀드리지 않으면) 이 재판 자체가 신뢰받기 힘들단 생각에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데 가서 접대받을 생각도 해 본 적이 없고 그런 시대 자체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직 대통령의 구속취소 청구를 인용한 판사가 1심 재판에서 자신의 향응 의혹을 직접 해명해야 하는 상황을 맞은 것 자체가 씁쓸한 일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김기표 의원은 지난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 부장판사가 유흥주점에서 직무 관련자로부터 여러 차례 향응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를 입증하는 사진도 있다고 밝혔다. 지 부장판사가 재판에 앞서 의혹을 부인하자 민주당은 유흥업소 사진과 지 부장판사와 두 명이 동석한 사진을 공개했다.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인 노종면 의원은 “당이 업소를 직접 확인한 결과 서울 강남의 고급 룸살롱이었다. 두 사진의 인테리어 패턴과 소품이 똑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진이 있는데 뻔뻔히 거짓말한 판사에게 내란 재판을 맡길 수 없다”며 “당장 법복을 벗겨야 한다”고 공세를 펼쳤다.

일단 민주당이 공개한 사진만으로는 지 부장판사의 향응 의혹을 쉽게 단정하기 어렵다. 어떤 이유로든 집권 가능성이 큰 원내 다수당이 마음에 들지 않는 판사를 뒷조사해 공격하는 것은 재판의 독립을 침해하고 삼권분립을 무너뜨릴 우려가 있다. 국내나 외국의 독재 정권이 반대파 인사들의 사생활을 약점으로 잡고 악용한 사례가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주 ‘깨끗한 법정’을 언급해 논란이 됐다. 명분은 비리 판사 척결이지만 실제로는 특정 정파의 입맛에 맞는 판사로 사법부를 채우는 심각한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이길 바란다.

다만 관련 의혹이 제기돼 국민의 관심이 커졌고, 지 부장판사 본인이 그런 곳에서 접대를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한 만큼 법원 차원의 진상 규명은 불가피하다. 이를 통해 책임질 쪽이 책임을 지면 될 것이다. 민주당은 지 부장판사나 대법원의 대응을 보며 수위 조절을 하는 듯한 행태를 보이지 말아야 한다. 사법부를 상대로 정치 공세를 하기보다 확보한 비리 의혹 단서를 대법원에 넘기고 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온당한 태도다.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