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계 영국 대학교수, '반인도 활동'으로 해외시민권 박탈
해당 교수 "모디 印총리 정책에 대한 학문적 활동을 처벌한 것"
해당 교수 "모디 印총리 정책에 대한 학문적 활동을 처벌한 것"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인도계 영국 대학교수가 인도 정부에 반하는 저술과 강연 등의 활동을 해왔다는 이유로 자유로운 인도 방문 등의 혜택이 주어지는 해외시민권(OCI)을 박탈당했다고 인디아투데이 등 인도 매체들이 20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도 북부 카슈미르 출신으로 영국 웨스터민스터대 교수인 니타샤 카울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 글을 통해 "오늘 집에 도착해 OCI 취소 통지문을 받았다"면서 "이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집권기간에 시행된 반(反) 소수 및 민주적 정책에 대한 나의 학문적 활동을 국경을 초월해 처벌한 사례"라고 말했다.
카울 교수는 인도 정부의 통지문 일부를 캡처한 화면도 X에 올렸다.
통지문에는 그가 사실이나 역사에 대한 완전한 무시와 악의로 반인도적 활동을 마음껏 해왔다는 점을 인도 정부가 파악하게 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카울 교수가 다양한 국제포럼과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통한 적대적 저술과 연설 등으로 인도와 인도의 제도를 공격했다는 인도 정부의 입장도 포함됐다.
카울 교수는 자신이 지난해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 주정부 초청으로 인도를 방문해 학술행사에서 연설하고자 인도 벵갈루루 공항에 도착했다가 수시간 만에 추방당한 적이 있다는 사실도 X에 올렸다.
그는 지난해 추방 당시 올린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인도 연방의회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가 집권하는 카르나타카 주정부에 의해 행사 초청을 받아 인도의 민주적 가치에 관해 연설하기로 돼 있었다면서 영국 여권 등 모든 서류를 갖췄음에도 인도 연방정부에 의해 입국을 저지당했다고 적었다.
인도 정부는 인도계로서 외국 시민권을 가진 이들에게 OCI를 부여한다. OCI 신분증을 가지면 평생 인도를 드나들 수 있는 비자를 가지며 인도에서 아무런 제한 없이 여행하거나 거주할 수 있다.
카울 교수는 인도에서 대학 학부를 나온 뒤 영국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의 이번 OCI 박탈은 인도와 파키스탄 간 최근 군사충돌 후 긴장관계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인도는 지난달 22일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발생한 총기테러 사건 이후 사건 배후로 지목한 파키스탄 측을 상대로 군사작전을 전개했다. 이에 파키스탄이 맞대응하는 등 전면적 위기로 치닫다가 지난 10일 휴전에 합의했다.
인도에서는 힌두 극우주의 성향의 모디 총리가 2014년 이래 집권하면서 무슬림 등 소수에 대한 차별정책을 실시하고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다는 비판이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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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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