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분진·연기, 주민 1800명 두통·구토"…불은 나흘만에 진화

광주소방본부는 20일 “이날 오전 11시50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진압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화재가 발생한 지난 17일 오전 7시 11분 이후 76시간 39분 만이다.
소방당국은 화재 이틀째인 지난 18일 오후 2시쯤 진화율 90~95%로 주불을 잡았으나, 각종 가연성 물질이 뭉친 200~300여개의 불덩이 때문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불길이 실처럼 얇은 천을 동그랗게 말아놓은 타이어 재료를 연료 삼아 ‘도깨비불’처럼 확산됐기 때문이다.

앞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는 지난 17일 오전 7시 11분쯤 서쪽공장(2공장) 원자재 제련동에서 불이 났다. 대피 도중 20대 직원 1명이 추락해 머리·허리 등에 중상을 입었고, 진화 작업을 하던 소방관 2명도 부상을 입었다.
이번 불로 광주공장 내 서쪽공장의 65%가량이 불에 탔다. 2공장은 원재료인 생고무와 화학약품을 혼합하는 정련 공정과 타이어 형태를 만드는 성형 등 핵심 공정을 담당하는 곳이다. 화재 후 타이어 제작이 중단되면서 2200여명의 공장 근로자가 일손을 놓은 상태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는 연간 1200만본의 타이어를 생산해 1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려왔다. 공장 가동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공장 근로자와 60여개 협력업체,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생산직 근로자들은 유급형태로 집에서 대기 중인 상태다. 2023년 화재가 발생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의 경우 6개월가량 타이어 생산이 중단된 바 있다.

이중 두통과 구토, 어지럼증 등 인적 피해가 929건(51%), 자택 발코니나 차량 그을음 등 물적 피해는 670건(36%)에 달했다. 주변 상가에서 영업하지 못하는 등의 기타 피해도 232건(13%) 접수됐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인근 주민은 어룡동 3만3300여명, 송정1·2동 1만5000여명, 도산·신흥동 1만8000여명 등 6만7000여명에 달해 주민 피해 규모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광산구는 오는 28일까지 금호타이어와 공동으로 피해 현황을 파악할 계획이다. 금호타이어 측은 이 자료를 토대로 피해자들과 접촉해 실제 피해 상황을 조사하는 별도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는 피해 주민에 대한 보상과 근로자들의 고용 안정 등을 위해 ‘특별재난지역’ 선포와 ‘고용위기지역’ 지정 등을 정부에 요청했다. 행정안전부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면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지방세 납부를 유예해주고 공공요금도 감면해준다.
고용노동부가 고용위기지역을 지정할 경우 근로자 1명당 하루 7만원의 지원금을 최장 180일까지 받을 수 있다. 사업주도 고용·산재보혐료 납부 기한 연장 등의 혜택을 받게 된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전기오븐은 화재 가능성이 높아 공장 내부에 먼지가 쌓이지 않게 하는 등 평소 주의가 필요했던 곳”이라며 “평소에도 해당 공정할 때 불꽃이 튀는 경우가 많았고, 과거에도 수차례 불이 나 내부에서 자체 진화해 온 점 등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경호.황희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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