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론 무게 실은 이재명..."압도적 승리 말고, 압도적 응징"

" “6월 3일은 ‘압도적인 승리의 날’이라고 하면 안 됩니다. ‘압도적인 응징의 날’입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다시 심판론을 꺼냈다. 이 후보는 20일 오전 경기 의정부 유세에서 “우리는 ‘득표율 몇 프로’ 이런 소리 하지 않는다. 단 한표라도 이겨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우리가 지면 대한민국이, 정의가, 헌법이 지는 것”이라며 “결코 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세의 마무리 발언도 “압도적으로 응징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은 이재명”이었다.
그간 이 후보는 심판론 대신 통합론에 무게를 실었다. 전날(19일) 서울 용산역 유세에서는 “인생은 짧고 (대통령 집권 시 임기) 5년은 더 짧다. ‘너 그때 이랬지’ 그럴 시간이 어딨느냐”며 “우리는 그러지 말자”고 했다. 15일 전남 광양 유세에서도 “정치 보복 걱정 말라고 꼭 전해달라. 그거 즐겁지도 않다. 나 미워했던 사람을 어떻게 하는 것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했다.

고양 유세에서는 ‘커피 원가 120원’ 논란에 대한 반박에 더 나섰다. 이 후보는 “‘네가 이렇게 말했지?’라고 조작⸳왜곡하는 건 싸우자는 거다. 지금 국민의힘이 딱 그러고 있다”며 “그리고 이걸 정확하게 보도해야 할 언론 일부가 거기 동조하면서 장난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재명이 자영업자들을 음해했다’ 이러는 게 공당 대표가 할 일이냐”며 “이거 낙선시키려고 허위사실을 공표한 한 명백한 범죄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날 이 후보는 경기 북부를 겨냥해 ▶파주 미군 반환 공여지 개발 ▶평화경제특구 개발 등도 약속했다. 미군공여지 개발과 관련, “정부가 미군공여지를 개발하는데 현 시가를 주고 자치단체든 민간이 사라고 하니 누가 사냐. 대통령이 돼서 여당이 되면 법을 바꿔 장기 임대라도 할 수 있게 하면 되지 않냐”고 했다.
다만 경기북도 분도(分道) 공약은 ‘기만’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경기 북부가 안 그래도 재정 자립도가 낮은데, 불리하면 재정적으로 매우 어려워진다”며 “독자적 경제 생산 기반을 갖추고 나면 그때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공약 중 하나다.
이 후보는 자신이 경기지사 시절 추진했던 ‘일산대교 무료화’를 다시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고양 유세에서 “정말 억울하지 않냐. 강 하나 건너는 데 돈을 내야 하고, 그것도 한강 다리 중 유일하게 유료다”라며 “대통령이 되면 가장 빠른 시간 안에 무료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경기지사 시절인 2021년 10월 국민연금공단이 소유한 일산대교 주식회사에 대한 사업 시행자 지정을 취소하는 방식으로 일산대교 통행료(승용차 기준 1200원)를 무료화했으나, 법원이 일산대교 측이 낸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한 달 만에 통행료 징수가 재개됐다.

한편, 박찬대 민주당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캠프 구성원에게 “연설과 인터뷰, 방송에서 예상 득표율 언급과 선거 결과 관련 ‘낙승’, ‘압승’ 등 발언을 금지한다”는 공지를 냈다. 박 위원장은 “섣부른 낙관은 투표율 하락으로, 오만함은 역결집으로 이어질 뿐”이라며 위반 시 징계 등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전날 SBS 라디오에서 “(이재명) 60%, (김문수) 30%, (이준석) 10%가 나오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하는 등 낙관론이 퍼지는 가운데, 긴장을 놓지 말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조수빈.조수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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