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악수의 터널
〈본선 16강전〉 ○ 딩하오 9단 ● 최정 9단
장면⑦=고수는 판 위에 돌이 많아질수록 강해진다. 이창호 9단이 그랬고 현재의 신진서 9단도 그렇다. 돌과 돌이 엮어내는 오묘한 변주, 그걸 간파해내는 필사의 집중력. 바둑은 후반이 강하지 않고서는 초일류가 될 수 없는 구조다.
최정 9단도 후반이 강하다. 돌이 많아지면 전투력이 폭발한다. 한데 오늘은 한발 헛디디는 순간 악수의 터널 속에 깊이 빠져들고 말았다. 흑1, 3은 불가피하지만 흑5가 다시 커다란 실수. 백이 A로 끊어 준다면 뒤로 돌려쳐(백6 자리) 중앙 집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백6의 강수에 그만 갈 길을 잃어버렸다.
◆흑, 무리=흑1로 움직이고 싶지만, 흑이 안 되는 그림이다. 백은 2, 4를 선수하고 6에 붙이는 수가 좋은 대응책. 흑7엔 백8이 좌우를 노리는 맥점. 백10으로 끊겨 큰 손해를 입게 된다. 흑A로 대마를 위협하는 수단이 있지 않을까. 백B의 패가 있어 어렵다고 한다.
◆실전 진행=결국 최정 9단은 흑1∼7까지 끝내기를 하는 선에서 후퇴하고 말았다. 딩하오 9단은 얼른 백8로 끊어 폭탄을 제거했다. 형세는 흑이 2집반∼3집반 불리하다는 진단이다.
박치문 바둑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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