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드의 전설’ 이상민·양동근, 영구결번 팀 사령탑으로

프로농구 2024~25시즌이 끝나자마자 사령탑 교체가 잇따랐다. 두 팀 감독이 유독 눈에 띄었다. 바로 돌아온 가드의 전설이다. 정규시즌 9위에 그친 부산 KCC 이상민(52) 감독과 4강 플레이오프(PO)에서 탈락한 현대모비스 양동근(43) 감독이다.
두 사람은 한국 농구 역대 포인트 가드 ‘넘버1’을 따질 때면 빠지지 않는다. ‘컴퓨터 가드’ 이상민 감독은 KCC의 전신인 현대전자를 포함해 1995~2007년까지 활약하며 세 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었다. 양동근 감독은 2004년부터 17시즌 간 현대모비스에서만 뛰며 챔피언결정전 6회 우승을 일궜다. 두 사람 등 번호 11(이상민)과 6(양동근)은 각 팀의 영구결번이다.
스포츠계에는 “프랜차이즈 스타는 감독 맡으면 안 된다. 팬과의 해피엔딩이 없어지기 때문에”라는 말이 있다. 지난 9일 만난 양동근 감독은 “프랜차이즈 스타도 ‘까방권’(못해도 용서받는 권리)은 없다. 팀이 10년 계약을 해주지도, 팬이 기다려주지도 않는다. 결국 (성적으로)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삼성 감독 시절(2014~22시즌) 두 차례 최하위를 기록했던 이 감독은 전화 통화에서 “한번 실패한 감독을 친정에서 다시 불러줬는데,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친정팀 KCC 지휘봉을 잡은 이상민 감독. [사진 KBL]](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5/21/656c4909-8e6a-4d2d-95a3-df5084b97b2f.jpg)
농구계는 이상민을 천재형, 양동근은 노력형으로 각각 분류했다. 선임된 후 숙소에서 지낸다는 양 감독은 “이우석은 군에 입대했고, FA(자유계약선수)만 9명이다. 시뮬레이션을 돌리다 보면 신난다. 가드 박무빈을 키워 (양동근식 농구의) 초석을 다질까도 생각한다. 선수 구성을 마치면 유재학 전 감독님처럼 유연한 농구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선수 시절 ‘우승 천재’로 불린 그는 “진득하게 기다리면 흐름이 오고 그때 몰아치면 된다. 감독 꿈을 이뤘으니 명사(우승 꿈)를 동사(우승하다)로 바꾸겠다”고 덧붙였다.
디펜딩 챔피언 KCC가 9위로 추락한 최대 원인은 포워드 최준용·송교창의 부상이었다. 이상민 감독은 “건강한 KCC와 아픈 KCC는 너무 다른 팀이었다. 선수 때부터 공격적이고 빠른 농구를 했다. 화려하고 개성 넘치는 선수들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산악 훈련을 없애겠다”고 했는데, 전임 전창진 감독 시절 강원 태백의 산악도로를 뛰는 훈련이 논란거리였다. 초보 감독(양동근)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감독 유경험자(이상민)에게 묻자 이런 말이 돌아왔다. “선수 시절에 대학 1학년 연고전 첫 경기 빼고는 긴장한 적이 없는데, 감독을 처음 맡고 10경기까지는 심장이 크게 뛰었다. 나도 오랜만에 복귀해 떨리고 설렌다.”
박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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