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속구 군단’ 떠오른 롯데 “한화 나와라”

올 시즌 KBO리그의 대표 ‘강속구 군단’은 한화 이글스다. 한화 마무리 김서현이 최고 시속 160.5㎞를 찍어 올 시즌 최고 구속의 주인공이다. 김서현은 직구 평균 시속도 154.1㎞다. 한화 선발 문동주(158.9㎞), 라이언 와이스(157.7㎞), 코디 폰세(157.4㎞)와 신인 불펜 투수 정우주(155.9㎞)도 모두 올해 정규시즌 최고 시속 155㎞를 넘겼다.

반면 롯데 자이언츠는 이달 초까지도 강속구와 거리가 있는 팀이었다. 외국인 투수 터커 데이비슨(152㎞)과 마무리 투수 김원중(151.7㎞), 국내 에이스 박세웅(151.4㎞) 정도가 ‘최고 시속 150㎞ 클럽’에 간신히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 최근 분위기가 급변했다. 전열을 이탈했던 투수들이 속속 복귀해 롯데 마운드의 스피드 갈증을 해소하는 모양새다.

4년 차 선발 이민석이 대표적이다. 롯데가 2022년 1차 지명한 이민석은 최고 시속 155㎞의 강속구를 앞세워 선발진에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5일 SSG 랜더스전에 ‘임시 선발’로 나선 뒤, 11일 KT 위즈전, 17일 삼성 라이온즈전에 잇따라 선발 등판했다. 아직 페이스가 들쑥날쑥하지만, 직구 평균이 시속 150㎞를 넘길 만큼(150.7㎞) 남다른 구위를 뽐낸다. 김태형 롯데 감독도 “이민석이 선발진에서 잘 버텨주고 있다”며 칭찬했다.

20일에는 롯데의 ‘아픈 손가락’ 윤성빈이 1군에 돌아왔다. 2017년 메이저리그 러브콜을 뿌리치고 롯데 입단한 그는 부상과 고질적인 제구 문제로 재능을 꽃피우지 못했다. 올 시즌 퓨처스(2군)리그에서 꾸준히 선발 등판하더니 기량이 부쩍 늘고 안정감을 찾았다. 지난 14일 2군 KT전에서 최고 시속 156㎞를 찍고 삼진 10개를 잡아낸 뒤 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지난 17일엔 오른손 강속구 투수 최준용이 복귀해 불펜도 스피드를 갖췄다. 그는 2021년 20홀드, 2022년 14세이브, 2023년 14홀드를 올린 롯데 불펜의 핵심이다. 지난해 8월 어깨 수술을 받았고,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팔꿈치 인대까지 다쳐 출발이 늦었다. 9개월 만의 1군 복귀전이던 17일 더블헤더 2차전에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특히 직구 최고 시속이 153.4㎞, 평균 시속이 150㎞이었다.

끝이 아니다. 새 외국인 투수 알렉 감보아가 출격을 기다린다. 롯데가 찰리 반즈와 결별하고 새로 영입한 감보아는 왼손 투수인데도 2023년 최고 시속 159㎞를 찍은 ‘파이어볼러’다. 그는 “롯데 유니폼을 입고 꼭 시속 160㎞를 돌파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아직 취업 비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 17일 선수단에 합류해 데뷔 준비를 시작했다.

때마침 롯데와 한화가 치열하게 2위 다툼 중이다. 두 팀은 오는 23일부터 대전에서 주말 3연전을 치른다. 강속구에 강속구로 맞불을 놓게 된 만큼, 두 팀 대결은 더욱 흥미로워졌다. 시즌 첫 맞대결(4월 23~24일 부산) 때는 한화가 3위, 롯데가 4위였다. 당시에는 1위 LG 트윈스와 4.5경기 이상 차이가 났다. 이제는 세 팀이 3강을 형성하고 있다.





배영은([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