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합종연횡…포드, 닛산과 미국 배터리 공장 공유

혼다는 전기차 투자 축소, 캐나다 공장 건설도 연기

전기차 합종연횡…포드, 닛산과 미국 배터리 공장 공유
혼다는 전기차 투자 축소, 캐나다 공장 건설도 연기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분야에 대한 투자를 줄이면서 경쟁사와 배터리 공장을 공유하는 등 합종연횡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가 곧 가동 예정인 켄터키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서 일본 닛산자동차에 공급할 배터리도 생산하기로 했다고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기차 사업을 축소하기로 한 포드가 남아도는 배터리 공장의 일부를 경쟁사인 닛산과 공유하는 셈이다.
포드자동차는 지난 2021년 전기차 분야 사업 확대를 발표하면서 7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켄터키주에 새 배터리 공장 2곳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이 공장은 한국 배터리 제조업체인 SK온과 합작 투자한 것이다.

하지만 이후 전기차 수요가 줄면서 공장 한 곳의 건설 일정은 연기됐고, 나머지 공장 생산물량도 당초 포드자동차에만 배정될 예정이었으나 이제 닛산에도 공급될 전망이다.
자동차 업체들은 전기차 수요 감소와 '트럼프 관세' 등에 따른 비용 상승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
포드자동차는 이달 초 관세정책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올해 경영실적 전망치 발표를 중단했다. 포드는 작년에 전기차 부문에서 50억 달러의 손실을 봤으며, 올해도 50억 달러의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닛산은 미국 정부의 자동차 분야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에서 생산한 배터리가 필요했기 때문에 포드자동차의 켄터키 공장에서 물량을 조달하는 것이 도움이 될 전망이다.
닛산도 올해 1분기 45억 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경영난을 겪고 있다. 직원 2만명을 해고하고 일본에 건설 예정이던 배터리 공장은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SK온과 포드자동차의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JV)인 블루오벌SK의 한국 측 대변인은 켄터키 공장 생산 배터리를 닛산 자동차에 공급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WSJ은 전했다.
미국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도 최근 미시간주에 건설 중인 배터리 공장 지분을 한국 파트너인 LG에너지솔루션에 매각했다.
테네시주의 다른 GM 배터리 공장은 계획 용량의 40%만 가동되고 있으며 오하이오주 공장은 약 80%를 사용하고 있다.

일본 혼다자동차는 오는 2031년 3월까지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개발에 10조엔(약 96조원)을 투자하려던 계획을 축소해 30% 적은 7조엔(약 67조원)만 투입한다고 20일 발표했다.
미국 정부의 관세 조치와 전기차 보급 속도 지연 등을 고려해 전기차 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혼다는 또 캐나다에 짓기로 했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도 일단 2년 연기하기로 했다.
당초 150억 캐나다달러(약 15조원)를 투자해 공장을 세우고 2028년부터 가동할 예정이었으나, 완공 시기가 2030년 이후로 미뤄졌다.
캐나다 투자 재개 여부는 2년 뒤 상황을 보고 결정할 방침이다.
혼다는 2030년에 하이브리드차 세계 판매량을 현재의 두 배 이상인 220만 대로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7년부터 4년간 세계에서 하이브리드 모델 13종을 선보인다.
혼다는 장기적으로 승용차의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기차가 최선이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지만 전환기에는 하이브리드 차량이 주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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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