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EL 우승? 맨유가 토트넘보다 절실한 이유 "1억 파운드가 걸려 있다...지면 구단 정상 운영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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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승우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입장에서 이번 유로파리그 결승전은 단순한 우승 도전이 아닌, 구단의 미래가 걸린 '1억 파운드짜리 결승전'이다.
영국 'BBC'는 20일(이하 한국시간) "유럽 대항전 복귀 여부가 맨유의 재정과 구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며 결승전의 중대성을 짚었다.
맨유는 오는 22일 오전 4시 스페인 빌바오에서 토트넘 홋스퍼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을 치른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16위까지 추락한 맨유에겐 사실상 '올인'해야 할 단판 승부다. 챔피언스리그 복귀와 막대한 수익, 그리고 구단의 명운이 걸린 경기다. 실제로 맨유는 일부 리그에 비주전급 자원을 기용, 사실상 경기를 포기하면서까지 이번 결승전에 모든 것을 걸었다.
보도에 따르면 르네 뮐렌스틴 전 맨유 코치는 "유로파리그 우승은 이 끔찍한 시즌을 덮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희망은 줄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지면 다음 시즌에도 달라질 게 없을 것"이라며 "이긴다면 선수 영입에 필요한 재정 여력도 생긴다. 지면 유럽 대회도 못 나가게 된다"라고 단언했다.
실제로 유로파리그 우승은 단순한 트로피 하나가 아니다.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주어지고, 이는 수익 구조를 완전히 바꿀 수 있다. 축구 재정 전문가 키어런 매과이어는 "챔피언스리그 출전만으로도 티켓 수입, 중계권, 스폰서 보너스를 합해 1억 파운드(약 1,863억 원)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4경기 이상의 홈 경기가 보장되면 추가 수익만 3,000만~4,000만 파운드에 달할 수 있다.
스퍼스 역시 우승 시 챔피언스리그에 나서지만, 맨유의 상황은 훨씬 절박하다. BBC에 따르면 토트넘은 작년 한 해 2,600만 파운드(약 484억 원) 손실을 기록했지만, 맨유는 무려 1억 1,300만 파운드(약 2,422억 원)를 잃었다. 지난 3년간 누적 손실만 3억 파운드(약 5,590억 원). 연간 6억 5,100만 파운드(약 1조 2,128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구단치고는 이례적인 손실이다.
그 배경에는 글레이저 가족의 인수 당시 발생한 레버리지 부채가 있다. 현재 맨유는 10억 파운드(약 1조 8,620억 원)가 넘는 부채를 안고 있으며, 이는 매년 수천만 파운드의 이자를 발생시킨다. 여기에 최근 금리 인상과 재무 재편으로 인해 부담은 더욱 커졌다.
아이노스(INEOS)의 공동 구단주 짐 랫클리프는 지난 3월 "구단은 이미 프리미어리그의 재정 지속 가능성 규정을 위반할 위기에 처해 있었다. 급여는 높고, 선수단 구성도 비효율적이었다"라며 구조 개편이 불가피했음을 밝혔다.
유로파리그 결승 패배는 단순한 좌절이 아니다. '챔피언스리그 없음' 시나리오 하에 짜여진 구단 운영 계획도 위협받는다. 맨유는 지난 2시즌 중 한 번도 챔피언스리그에 나가지 못할 경우 유니폼 공급사 아디다스와의 계약에 따라 1,000만 파운드(약 186억 원)의 페널티를 물어야 한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기대를 걸고 있는 건 바로 챔피언스리그 진출로 얻는 추가 수익이다. 매과이어는 "현재 맨유는 여전히 프리미어리그 최고 수준의 선수단 연봉 구조를 유지하고 있고, 10억 파운드(약 1조 8,637억 원)에 달하는 선수 영입비의 상당 부분을 할부로 처리했다. 이는 곧 3억 파운드에 달하는 미지급 선수비용으로 이어진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챔피언스리그 수익은 이들 비용을 감당하는 '자금줄'이자, 추가 보강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유로파리그 우승 시 맨유는 선수단 연봉에서 약 25%의 추가 인센티브 지급 의무가 발생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챔피언스리그 진출은 재정적으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구단 내부에서는 리암 델랍, 마테우스 쿠냐, 앙투안 세메뇨 등 다양한 선수 영입 루머가 떠돌고 있으나, 랫클리프 체제의 구조조정과 연계해 선수 판매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여름 이적 시장은 사실상 결승전 결과에 달려 있다.
BBC는 "유로파리그에서 패배할 경우, 맨유는 팀 가치 하락, 스폰서십 계약 중단, 팬 신뢰 상실 등 연쇄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여름에 종료되는 테조스(Tezos)와의 트레이닝 키트 스폰서 계약 이후, 후속 계약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부 전직 구단 고위 관계자는 BBC에 "맨유가 유럽 무대에서 두 시즌 연속 빠질 경우, 브랜드 가치와 수익 모델 전반이 붕괴할 위험이 있다. 그렇지 않아도 리빌딩이 필요한 시기인데, 만약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한다면 내년 여름 가르나초, 마이누 같은 유망주를 팔아야 자금 마련이 가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결승은 단순한 한 경기 그 이상이다. 후벵 아모림 감독 역시 "컵 대회보다 챔피언스리그 출전이 훨씬 중요하다. 우리가 몇 년 안에 정상에 오르려면 지금 필요한 건 챔피언스리그"라고 말하며 이 경기의 의미를 강조했다.
2025년 5월, 바스크 지역의 빌바오는 재정 위기와 명문 구단의 자존심 사이에서 갈림길에 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운명을 시험하는 무대가 된다. /[email protected]
정승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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