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크라전 내 소관 아냐' 입장…러시아와 경협 눈독"
현지언론, 푸틴과 전화통화 뒤 급변한 입장 주목 대러제재 동참 거부…갑자기 러 경제적 잠재력 강조
현지언론, 푸틴과 전화통화 뒤 급변한 입장 주목
대러제재 동참 거부…갑자기 러 경제적 잠재력 강조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협상이 자신의 소관이 아니라는 입장으로 선회했으며 이는 그가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소식통 등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의 해결책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유럽 정상들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더불어 유럽의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겠다는 기존 입장에서도 물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를 마친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전쟁 종식과 관련해 "그것을 위한 조건들은 두 나라 사이에서 협상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그들(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은 다른 누구도 알지 못할, 협상의 구체적 사항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평화 협상 국면에서 보여준 것과는 다른 행보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휴전에 응하지 않는 러시아에 제재 등 보복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지난 8일에는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은 이상적으로는 30일간의 조건 없는 휴전을 요구한다"며 "휴전이 존중되지 않는다면 미국과 협력국들은 더 많은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바뀐 데에는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 가능성이 있다고 NYT는 짚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러시아는 이 재앙적인 '대학살'이 끝나면 미국과 대규모 무역을 하고 싶어 하며 나도 동의한다"라고 밝힌 뒤 "러시아에는 막대한 일자리와 부를 창출할 엄청난 기회가 있다. 그 잠재력은 무한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익명의 미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들을 위한 경제적 기회를 극대화하기를 원하는데,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는 사업 기회를 저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업들이 러시아의 에너지 부문과 희토류를 비롯해 다른 잠재적 투자 분야에서 이익을 얻도록 지원하고자 했다고 NYT는 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열망을 알고 있으며 그들의 대화 대부분이 관련 내용 중심으로 진행됐다고 한다.
그 결과 우크라이나전 휴전과 대러시아 제재와 관련해서는 미국과 유럽의 행보가 갈리게 됐다고 NYT는 분석했다.
이날 유럽연합(EU)과 영국은 러시아의 군사, 에너지, 금융 분야를 겨냥한 신규 제재를 발표했다.
동시에 유럽 각국은 미국에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한 행사에서 대러시아 제재 관련 질문을 받자 "러시아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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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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