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이적설 도는데…'마지막 퍼즐' 맞춘 손흥민, 토트넘 잔류?

10년간 그토록 열망하던 우승이라는 마지막 퍼즐을 맞춘 손흥민(33)은 토트넘 홋스퍼에 계속 남을까.

토트넘(잉글랜드)는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 산 마메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를 1-0으로 꺾었다. 손흥민은 후반 22분 교체투입돼 우승에 힘을 보탰다.

2015년 토트넘으로 이적해 10년 동안 준우승만 3차례 그쳤던 손흥민이 마침내 한을 풀었다. 팀이 프리미어리그에서 17위까지 추락하는 최악의 시즌을 보냈지만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웃으며 마무리한 손흥민은 10년간 몸 담았던 토트넘과 동행을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토트넘은 지난 1월 손흥민과 장기계약 대신 1년 연장 계약만 발동했다. 양측의 계약 기간은 내년 6월까지로 1년 밖에 남지 않았다.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아직 새로운 계약을 제시하지 않았다. 손흥민은 올 시즌에도 주장을 맡아 11골-12도움(리그 7골 9도움)을 올렸지만 팀 내 존재감은 예전만 못했다. 중요했던 시즌 막판에 발 부상으로 한 달간 결장하기도 했다.

손흥민이 발 부상을 털어내고 지난 주말 33일 만에 선발 복귀했지만,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의 몸 상태가 아직 100%는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였다. 데얀 클루셉스키와 제임스 매디슨, 루카스 베리발 등 창의적인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수비 성향이 좀 더 강한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와 이브 비수마, 파페 사르 3명을 내세워 중원을 두텁게 했다. 이로 인해 손흥민 대신 양쪽 측면에 활동량이 많은 히샬리송(브라질)과 브레넌 존슨(웨일스)이 먼저 나섰다.

4-2-3-1 대신 4-3-3 포메이션을 꺼내든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도박은 적중했다. 히샬리송은 수비에 적극 가담했고, 존슨은 전반 42분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후반 22분 교체 출전한 손흥민은 수비에 적극 가담했지만 역습 상황에서 과거 만큼의 엄청난 스프린트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올여름이 1992년생 손흥민을 보내며 이적료를 챙길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될 수도 있다. 그런 가운데 사우디프로축구가 ‘오일머니’를 앞세워 손흥민 영입을 원한다는 현지 보도들이 꾸준히 나왔다. 지난 2023년에 알 이티하드가 손흥민 영입을 위해 이적료 6000만 유로(840억원), 4년 계약에 매 시즌 연봉 3000만 유로(420억원)를 주는 거액을 제의했다는 소식도 있었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도 등극했던 손흥민은 가장 큰 동기부여였던 우승을 이뤄냈다. 그러나 토트넘이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다음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진출권도 따낸 만큼, 손흥민이 최고의 무대에서 계속 뛰고 싶어할 수도 있다.

손흥민의 미래는 차기 감독이 누구냐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는 “토트넘에서 아직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면서 팀을 더 이끌고 싶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끌었지만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구단 역사상 최다인 21패(11승5무)와 함께 20개 팀 중 17위에 그쳤다.

결국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남든, 새로운 감독으로 바뀌든, 차기 사령탑이 손흥민 거취에 절대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프리미어리그 소속인 마르코 실바 풀럼 감독, 안도니 이라올라 본머스 감독, 올리버 글라스너 크리스탈팰리스 감독, 그리고 네덜란드 아약스를 이끌었던 프란체스코 파리올리 감독 등이 토트넘 차기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박린([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