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 끊어낸' 손흥민, 직접 당당하게 "오늘만큼은 내가 레전드... 17년 동안 아무도 못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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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노진주 기자] "오늘만큼은 제가 '레전드' 해도 되지 않을까요?"
그동안 자신을 낮춰왔던 손흥민(33, 토트넘 홋스퍼)이 무관을 깬 뒤 한 말이다. 기쁘단 느낌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했다.
토트넘은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의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단판 결승전을 치러 1-0으로 승리했다.
벤치에서 대기한 손흥민은 후반 22분 히샬리송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는 한 달간 발 부상으로 빠져 있다가 이날 경기 전까지 프리미어리그 두 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익혔다. 지난 11일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약 30분을 소화했고, 17일 아스톤 빌라전에선 선발로 나서 70분 이상 뛰었다.
맨유전을 앞두고 영국 현지에서 손흥민의 선발 여부에 큰 관심을 가졌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선택은 일단 그를 벤치에 대기시키고 히샬리송을 내보내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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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골 주인공’은 브레넌 존슨이다. 그는 전반 41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오는 택배 크로스를 보고 달려들어 발을 뻗었다. 이는 맨유 수비 몸 맞고 한 차례 굴절됐다. 방향이 살짝 꺾인 공을 보고 존슨이 빠르게 발 끝을 갖다댔다. 공은 맨유 골문 안쪽으로 빨려들어갔다. 토트넘 선수들은 서로를 부둥켜 안겨 기뻐했다.
전반전 때 벤치에 앉아 존슨의 골을 보고 환호했던 손흥민은 후반 중반 경기에 투입된 뒤 부지런히 뛰었다. 그는 후반 36분 역습 상황을 이용해 슈팅 찬스를 만들고자 했다. 하지만 수비와 몸싸움에서 공을 제대로 받아내지 못했다. 후반 40분 프리킥 키커로 나서기도 했다. 유럽통계사이트 ‘풋몹’에 따르면 손흥민은 23분(추가시간 제외) 뛰면서 공 13번 터치하며 패스 성공률 33%(2회 성공 / 6회 시도), 드리블 성공률 100%(1회 성공 / 1회 시도), 수비적 행동 1회, 회복 3회, 지상 볼 경합 성공률 40%(2회 성공 / 5회 시도) 등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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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손흥민이 커리어 ‘무관’을 끊어냈다.
2010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해 레버쿠젠을 거쳐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그동안 수차례 우승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2016-2017시즌 프리미어리그 2위에 머물렀고 2018-2019시즌 땐 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서 리버풀에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러야 했다. 2020-2021시즌 카라바오컵 결승에서도 맨체스터 시티를 넘지 못했다.
프로 데뷔 이후 손흥민이 이날 전까지 경험한 유일한 우승은 한국 축구국가대표로서 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뿐이었다.
그런 손흥민이 드디어 소속팀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프로 데뷔 15년 만에 우승의 꿈을 이뤘다.
손흥민은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에 이어 또 한 명의 한국인 UEL 우승자가 됐다. 차 전 감독은 1980년과 1988년 프랑크푸르트 소속으로 UEFA컵(현 UEL) 우승을 차지했다. 김동진과 이호도 2008년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 소속으로 이 대회를 제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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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도 2007-2008시즌 리그컵 이후 17년 만에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17위에 그친 토트넘은 UEL 우승팀 자격으로 다음 시즌 UCL 출전권을 확보했다.
부진 ‘벼랑 끝’에서 UEL 우승컵을 들어올려 비난을 단숨에 환호로 바꾼 토트넘이다.
손흥민은 경기 후 'TNT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오늘만큼은 내가 레전드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요? 오늘 하루만이라도요”라며 "“17년 동안 아무도 하지 못했던 일을 오늘 했으니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라면 아마도 구단의 전설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이건(우승은) 내가 항상 꿈꿔온 일이었다. 오늘 그 꿈이 현실이 됐다. (오늘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며 "한 시즌을 돌아보면 언제나 힘든 시기가 있기 마련이지만 우리는 선수들끼리 항상 뭉쳐 있었다. 정말 간절했다. 지난 7일 동안 매일 밤 이 경기를 꿈꿨다. 결국 이루어졌고 이제는 편하게 잘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오늘은 축하해야 할 날이다. 절대 잊지 못할 하루가 되기를 바란다. 어쩌면 내일 비행기를 놓칠지도 모르겠다”라며 끝맺음했다.
손흥민은 토트넘의 우승을 이끈 최초의 한국인 주장으로 구단 역사에 남는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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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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