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EFA도 손흥민 大축하!' "이순간 가장 자격있게 누릴 한국인 공격수 손흥민"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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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우충원 기자] 손흥민(33·토트넘 홋스퍼)이 마침내 그토록 갈망하던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유럽 무대 데뷔 15년 만에 거머쥔 첫 클럽 우승이었다. 우승이라는 단어가 늘 멀게만 느껴졌던 손흥민은 가장 힘든 시기를 지나 가장 벅찬 순간을 맞았다.

토트넘은 22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 산 마메스에서 열린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고 대회 정상에 섰다. 전반에 터진 브레넌 존슨의 결승 골로 앞서간 토트넘은 경기 종료까지 맨유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며 트로피를 지켜냈다. 구단 역사상 2007-2008시즌 리그컵 이후 17년 만의 우승이며, UEFA컵(유로파리그 전신)을 포함하면 1971-1972시즌, 1983-1984시즌에 이어 세 번째 유럽대항전 우승이다.

이번 우승은 손흥민 개인에게도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2010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레버쿠젠을 거쳐 2015년 토트넘에 합류했다. 이후 팀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하며 프리미어리그, UCL, 카라바오컵 등 수차례 결승 무대를 밟았지만 매번 문턱에서 좌절해야 했다. 2018-2019시즌 UCL 결승 패배, 2020-2021시즌 카라바오컵 준우승, 프리미어리그 준우승만 네 차례. 그에게 우승은 언제나 한 걸음 멀리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주장을 맡고 손흥민은 결국 토트넘과 함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더욱 특별했던 점은 올 시즌 토트넘이 프리미어리그에서 17위까지 떨어지는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는 점이다. PL에선 강등권 경쟁에서 벗어난 것이 다행일 정도였고 일찌감치 유로파리그에 전념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손흥민의 개인 성적도 썩 좋지만은 않았다. 리그에서는 7골에 그치며 2015-2016시즌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에 실패했고 시즌 막판에는 발 부상으로 한 달간 결장했다. 그 사이 팀은 8강과 4강을 통과하며 결승까지 올라왔고 손흥민은 회복과 동시에 결승전에 복귀했다.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30분, 아스톤 빌라전에서는 70분을 소화하며 몸 상태를 끌어올린 그는 결승전에서 교체로 출전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후반 22분 히샬리송과 교체돼 투입된 손흥민은 특유의 움직임으로 경기 흐름에 적응했고 후반 막판 프리킥 키커로 나서며 존재감을 보였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그는 조용히 태극기를 어깨에 걸치고 트로피 앞에 섰다. 이어 고요한 표정으로 트로피를 양손에 들어 올렸고, 동료들의 환호와 함께 손흥민은 마침내 '캡틴 손'으로서 우승의 한복판에 섰다.

경기 후 UEFA 유로파리그 공식 채널은 이 장면을 집중 조명했다.

UEFA는 홈페이지를 통해 “믿기 힘든 광경이었다. 토트넘 선수들은 팬들과 함께 노래하고 춤을 추며 기쁨을 만끽했다”며 “손흥민은 관중석 가까이에서 단독 세리머니를 펼쳤고 경기장을 가득 메운 박수를 받았다. 이 순간을 가장 자격 있게 누릴 선수는 바로 이 한국인 공격수였다”고 극찬했다.

기쁨은 단지 트로피 때문만은 아니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주장을 맡으며 전례 없는 도전에 나섰고, 흔들리는 팀을 안에서 붙들며 리더로서의 무게까지 짊어졌다. 그는 시즌 전부터 “토트넘에 남은 이유는 남들이 해내지 못한 일에 도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라 말했고, 미디어데이에서는 “퍼즐 조각 하나가 늘 빠졌던 기분이었다. 그 마지막 조각을 이번에 맞추고 싶다”는 바람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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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바람은 결국 현실이 됐다. 빌바오의 밤 손흥민은 약속대로 퍼즐을 완성했고 트로피를 머리 위로 들어 올리며 지난 15년의 모든 무게를 덜어냈다. 그의 눈에 맺힌 눈물은 오랜 기다림이 끝났다는 것을 말해주는 상징이었다. 실패를 견디고, 부상을 극복하며, 팀을 이끌었던 이 선수는 마침내 유럽 무대의 중심에 섰다.  / [email protected]


우충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