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9분 거리서 '탕탕'…이스라엘 대사관 직원 커플 피살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에 위치한 주미 이스라엘대사관 직원 2명이 21일 밤(현지시간) 총격을 받아 숨졌다. 용의자는 미 시카고 출신의 엘리아스 로드리게스(30)로 밝혀졌다. 그는 범행을 저지른 뒤 “팔레스타인 해방”을 외쳤다고 한다.

━
백악관 9분 거리 테러…“가자 지구를 위해 했다”
용의자는 범행 현장을 떠나지 않고 목격자 행세를 하며 경찰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팔레스타인의 자유(Free, Free Palestine)”라는 구호를 외친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발생 장소는 주변에 백악관을 비롯해 국회의사당, 법무부, 연방수사국(FBI) 본부가 밀집해 있는 워싱턴DC의 핵심 지역이다.
━
약혼 앞둔 젊은 커플…현장 도착 때 이미 사망
그러면서 “용의자가 총격을 가하기 전 범행 장소 주변을 왔다갔다하는 모습이 목격됐다”며 “로드리게스는 리셉션을 마치고 나오던 4명의 그룹에 접근해 권총을 꺼내 총격을 가했고, 2명이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총격으로 사망한 대사관 직원은 약혼을 앞둔 커플이었다. 예히엘 라이터 주미 이스라엘대사는 CNN에 “남성 직원이 이번 주에 반지를 샀고, 다음 주 예루살렘에서 여자친구에게 청혼을 하려고 했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대사관은 이날 숨진 커플의 이름과 사진을 X(옛 트위터)에 공개하며 “야론과 사라는 우리의 친구이자 동료였다”며 “이 엄청난 상실 앞에서 우리의 비통함과 공포를 표현할 말조차 없다”고 했다.
━
트럼프 “반유대주의 기반한 끔찍한 살인 사건”

이번 총격 사건은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시작된 가자 전쟁 와중에 발생했다. 중동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미국 내 대학가와 이스라엘의 외교시설 인근에선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가 그간 계속돼 왔다. 특히 워싱턴 주재 이스라엘대사관은 시위대의 주요 표적이었다.
━
이스라엘 “테러리즘에 항복하지 않겠다”
아이작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도 X에 올린 성명에서 “젊은 대사관 직원 두 명이 목숨을 잃은 것은 증오와 반유대주의에 기반한 비열한 행위”라며 “이스라엘은 우리 국민과 우리가 공유하는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더 단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도 “이스라엘은 테러리즘에 항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대니 다논 주유엔 이스라엘대사는 “이번 사건은 잔인한 반유대주의 테러”라며 “특히 외교관과 유대인 커뮤니티에 대한 공격은 레드라인을 넘는 일”이라고 말했다.
강태화.김은지.위문희([email protected])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