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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안정화? 광주의 '무자격' 선수는 계속 출전한다! '연대 책임' 협회도 '사실상' 관망

[OSEN=이인환 기자] K리그의 안정화? 무자격 선수가 그라운드서 뛰는게 리그의 안정화면 굳이 규칙이라는 것을 왜 정하는 것일까. 광주 FC의 무자격 선수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22일 "21일 저녁 FIFA로부터 광주FC 등록금지 징계와 관련해 ‘절차 종료’공문을 수신했다"라면서 "FIFA 징계위원회는 관련 공문에서 ‘FIFA 클리어링 하우스는 광주FC가 지급해야할 연대기여금을 수령했음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광주FC에 대한 징계 절차는 즉시 종료되며, 선수 등록 금지는 해제됐다고 안내했다"라고 전했다.

발단은 외국인 공격수 아사니의 영입 과정이었다. 광주는 2023년 아사니를 데려오며 발생한 연대기여금 3000달러를 미처 납부하지 못했다. 이 금액은 해당 선수가 12세부터 23세까지 소속돼 있던 구단이나 아카데미에 지급돼야 하는 비용으로, 국제축구연맹(FIFA)이 규정하는 의무 조항이다.

광주는 지난해 8월부터 수차례에 걸쳐 납부를 시도했다. 계좌로 송금까지 마쳤으나 소수점 금액 차이로 입금이 거절됐고, 재송금도 무산됐다. 이어 9월 해당 업무를 담당하던 실무자 A씨가 휴직하면서 후속 처리가 공백 상태에 놓였다. 이후 FIFA는 선수 등록 금지 조치를 내렸고, 그 통보를 KFA에 전달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였다. KFA는 FIFA로부터 받은 징계 레터를 광주에 이메일로 전달했지만, 해당 담당자가 여전히 휴직 중이었고, 메일 확인조차 되지 않았다. 이후 광주는 징계를 인지하지 못한 채 선수 영입과 등록을 정상적으로 마쳤으며, 해당 선수들은 K리그1뿐 아니라 코리아컵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무대까지 출전했다.

이 사태가 외부로 알려진 건 한참 후였다. KFA는 뒤늦게 실수를 인정했고  16일 공식 성명을 통해 “행정 절차상의 미숙함으로 인해 혼란을 초래한 점을 깊이 사과한다”며 사실상 실수를 인정했다. 다만, 광주에 대한 징계는 별도로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고의성이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사태는 간단하지 않다. 프로축구연맹(K리그)은 통상 FIFA 징계 레터를 협회로부터 전달받는 구조다. 이번엔 그 절차도 누락됐다. 연맹 측은 “해당 레터가 우리 쪽으로 오지 않아 인지하지 못했다. 광주 구단에 확인했지만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결국 징계 대상임을 몰랐던 광주는 규정상 ‘무자격 선수’를 출전시킨 것이 된다.

일부 구단에서는 광주가 참가한 경기 결과를 몰수패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K리그 경기규정 제33조 제2항에 따르면, 경기 종료 후 48시간 이내 상대 팀의 이의 제기가 없을 경우 결과는 그대로 유지된다. 이 조항에 따라 이미 치러진 리그 경기에 대해서는 결과 번복 가능성이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의 잘못은 행정 누락에 머무르지 않는다. 징계를 받고도 내부적으로 이를 파악하지 못했고, 선수단 운영을 정상적으로 이어갔다. 이 사안을 처음부터 끝까지 주시해야 했던 KFA는 메일 한 통으로 책임을 넘긴 셈이다.

그리고 지난 16일 KFA는 "이번 사건은 고의성이 없는 행정 사고다. 따라서 지금까지 진행된 경기에 출전한 광주 소속 해당 선수들을 '무자격 선수'로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라면서 "해당 선수들을 무자격 선수로 규정하여 지난 경기 결과들을 번복하기보다는 지금까지 치러진 경기 결과를 인정하여 귀책사유가 없는 선수들의 출전 자격을 보장하고 대회와 리그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다"라고 이전 경기에 대해 몰수패는 없다고 선언했다.

이 결정도 KFA와 광주의 행정 실수를 무마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지만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광주의 무자격 선수가 그대로 출전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광주는 해당 논란이 본격적으로 기사화되고 나서도 코리아컵 수원 FC전과 리그 포항 스틸러스전에 무자격 선수들을 투입했다.

이번 공문도 협회나 광주의 주장과 달리 사건 해결과는 거리가 멀다. 어디까지나 FIFA의 공문은 어디까지나 이번 사건의 원인이 되었던 광주의 아사니 연대기여금 문제가 해결됐다는 것이지 광주의 '무자격 선수' 출전에 대한 문제는 해결된 것이 아니다. 

당장 광주는 오는 25일 강원 FC전, 28일 울산 현대전, 6월 1일 대구 FC전을 앞두고 있다. 포항이 리그 경기가 끝나고 바로 이의를 제기하고 프로축구연맹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연맹 경기 규정 제33조 제2항에 따르면 '공식경기에 무자격선수가 출장한 것이 경기 중 또는 경기 후 발각되어 경기종료 후 48시간 이내에 상대 클럽으로부터 이의가 제기된 경우'에는 실제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무자격 선수가 뛴 팀의 몰수패로 간주한다.

연맹 측에선 일단 다른 기관들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선수 등록은 KFA 소관인 만큼 연맹에서 독자적으로 무자격 선수 여부를 결정하긴 어렵다. 포항전 직후 연맹 관계자는 "포항 측으로부터 공문을 받았다. 법무팀에서 검토 중이다.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FIFA의 징계 해지 공문은 어디까지나 '여름 이적 시장'에서 광주의 선수 영입이 가능해진 것이지 기존 무자격 선수들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여전히 광주의 무자격 선수들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KFA 관계자는 OSEN과 전화 통화에서 "FIFA 공문과 무관하게 협회 입장에서도 광주 선수들은 원론적으로는 무자격 선수들이 맞다"라고 인정하면서도 "고의적이지 않은 행정 실수이기 때문에 무작정 무자격 선수로 대해서는 안된다고 본다"고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럼 광주 선수들의 리그 출전을 금지시킬 것이냐'고 묻자 "협회 차원에서는 FIFA의 결정을 기다리기도 했다. 향후 경기 출전도 아직 방침이 정해진 것이 없다"고 답했다. 사실상 '무자격 선수의 출전을 허용하는 것이냐'고 붇자 "신중하게 FIFA의 방침을 기다리는 것이다.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어디까지나 리그의 안정화 때문이다"라면서 "징계까 없다는 것이 아니라 추후의 벌금 등으로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KFA가 무자격 선수의 출전은 관망하겠다고 선언한 것. KFA 관계자는 "일단 협회 차원에서 광주 무자격 선수에 대해서는 향후 FIFA나 AFC 등의 해석을 지켜보고 절차를 밟아갈 계획이다. 그렇기에 당분간 리그 출전에 대해 개입할 계획은 없다"라고 입장을 정리했다.

이미 앞선 경기서 무자격 선수를 그대로 기용한 광주 입장에서도 KFA가 저런 스탠스를 취하는 상황에서 굳이 바꿀 이유가 없다. 말도 안 되는 아마추어적인 행정 실수에 더해서 광주와 협회의 '모르쇠'가 더해지니 리그의 안정화는 커녕 기본적인 룰도 망가졌다.

덕분에 이제 광주의 상대팀은 무자격 선수들들이 자신을 상대로 뛰는 것을 막을 수 없게 됐다. 과연 이런 상황이 진짜 리그의 안정이라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email protected]


이인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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